중소형 증권사, PF 충당금 여파에 ‘실적 부진’…턴어라운드 가능할까

중소형 증권사, PF 충당금 여파에 ‘실적 부진’…턴어라운드 가능할까

5개 중소형 증권사, 지난해 영업손실 2056억원…순손실 1981억원
실적 악화, 부동산 PF 리스크 충당금 및 시장 침체 영향
충당금 적립액 줄어드는 추세, ‘턴어라운드’ 가능성 있어

기사승인 2025-02-13 06:00:09
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 연합뉴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충격에 적자 행진을 이어가는 중소형 증권사가 속출하고 있다. 충당금 적립 여부에 따라 중소형사간 실적 양극화 현상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다만 충당금 부담이 점차 완화되는 흐름을 보여 올해 실적 턴어라운드 기대도 제기된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유진투자증권, SK증권, iM증권, 현대차증권 다올투자증권 등 5개 중소형 증권사의 지난해 연결 기준 합산 영업손실은 2956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전년 동기 348억원 흑자를 본 것과 비교하면 급격히 악화된 성적이다.

이들 증권사의 당기순손실은 1981억원으로 전년 동기 729억원의 순이익에서 크게 뒷걸음질 쳤다. 매출액도 8조498억원으로 전년 동기 8조3985억원 대비 소폭 감소했다.

증권사별로 보면 iM증권의 하락세가 가장 두드러졌다. iM증권은 지난해 영업손실 2241억원, 순손실 1588억원을 냈다. 직전 사업연도에 기록한 영업손실 85억원, 순손실 31억원에서 적자 폭이 대폭 늘어났다. 다올투자증권도 영업손실 755억원, 순손실 454억원으로 전년 대비 적자 폭이 증가했다. SK증권은 영업손실 1090억원, 순손실 797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현대차증권은 영업이익 547억원, 순이익 362억원으로 흑자에 성공했으나, 전년 대비로는 각각 16.1%, 32.4% 줄어든 실적을 시현했다. 반면 유진투자증권은 영업이익 583억원, 순이익 496억원으로 전년 대비 115.8%, 61.6% 급증한 호실적을 냈다.

이들 중소형 증권사의 실적 양극화가 심화된 이유는 부동산 PF 충당금 여파에 기인한다. iM증권은 부동산 PF 사업 관련 충당금 설정과 운용포지션 축소에 따른 영업수익 감소가 실적 저하의 주된 요인이라고 공시했다. 

특히 iM증권의 저조한 실적은 그룹사인 DGB금융그룹의 성적표에도 악영향을 줬다. DGB금융 측은 “올해 그룹의 재무적 성패가 iM증권의 수익성 회복 여부에 달렸다”면서 증권사 실적이 그룹 이익에 중요한 지표로 작용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SK증권과 다올투자증권, 현대차증권의 실적 악화도 iM증권과 동일한 배경이다. 이들 증권사는 공통적으로 부동산 PF 관련 대손충당금 설정에 따른 비용 증가와 해당 시장 침체를 손익구조 변동의 주된 이유로 꼽았다. 

호실적을 기록한 유진투자증권은 보수적 PF 사업과 지난 2023년 대규모 충당금을 적립하면서 리스크 완화에 주력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관련 충당금 적립 영향이 미미해 실적 상승에 기여했다는 설명이다. 

유진투자증권 관계자는 “당사는 부동산 PF 사업에 공격적으로 접근하지 않았다”면서 “치밀한 법무 검토를 통해 후순위에 들어갈 경우 반려되는 게 많았다. 올해는 본연의 사업 성과에 따라 실적이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투자업계에서는 부동산 PF 리스크 해결 여부에 따라 중소형 증권사의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봤다. 업계 관계자는 “통상 대형사 대비 리테일 등 부문이 취약한 중소형 증권사 특성상 부동산 PF 여파가 더욱 크게 작용한다”면서 “실제 지난해 실적이 부진한 증권사들은 PF 충당금 여파를 직격으로 맞은 곳이다. 이를 떨쳐내야 실적 제고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투자업계에서는 올해 중소형 증권사들의 실적 개선을 점치고 있다. 부동산 PF 충당금 축소 흐름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일례로 현대차증권은 지난 2022년 4분기 PF 충당금 302억원을 적립한 이후 2023년 4분기 326억원, 지난해 4분기 87억원으로 규모가 대폭 축소되고 있다. 

현대차증권 관계자는 “충당금을 3년에 걸쳐 충분히 반영해 둔 만큼 올해 본격적으로 재도약한다는 회사 목표에도 청신호가 켜졌다”며 “사업환경 변화에 따라 충당금이 환입되면 실적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
이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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