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A(보험판매대리점) 확보 경쟁으로 보험사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유력한 판매 채널인 GA 비중을 줄이기는 어려운 상황. 보험업계는 GA 시장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지난해 GA 시장 경쟁 영향으로 8000억원 규모의 CSM(보험계약마진) 손실을 봤다. 앞서 조은영 삼성화재 장기보험팀장 겸 상무는 12일 컨퍼런스콜에서 “CSM 조정 규모 확대는 GA 시장에서 경쟁이 격화되면서 발생했다”고 말했다.
GA는 보험 상품 판매를 전문으로 하는 대리점이다. 보험상품을 개발한 보험사는 GA 등 여러 채널에 판매수수료를 지급하고 판매를 위탁한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여러 보험사가 CSM 인식에 유리한 상품 계약을 확보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GA에 더 많은 수수료를 주고 있다. 비용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GA 경쟁으로 인한 수익성 감소는 보험업계 전체의 고민이다. 큰 판매수수료를 주고 확보한 보험계약이 예상보다 오래 유지되지 않는 경우가 있어서다. 다른 대형 손해보험사 관계자는 “GA에서 보험계약 유지율이 낮게 나타나는 것 때문에 전속(설계사의 판매) 비율을 높이고 싶은 의지는 원수사라면 다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GA협회 공시를 보면 지난해 6월 말 기준 GA가 판매한 보험 계약이 1년 이상 유지된 비율은 생명보험 48.5%, 손해보험 80.7%로 같은 기간 전체 보험 계약의 유지율인 생명보험 85.4%, 손해보험 86.8%보다 낮다.
GA 소속 설계사는 주로 계약 체결에 대해 수수료를 받는다. 보험 계약이 오래 유지되는 데 따라 지급되는 수수료는 적거나 없는 수준이다. 이 때문에 일부 GA에서는 수수료 경쟁이 격화할수록 보험계약 유지율이 낮게 나타날 수 있다.
전속 보험설계사를 통한 판매 비중을 늘리면 경쟁으로 인한 지출을 줄일 수 있다. 보험사가 GA 소속 설계사에게 지급하는 수수료가 전속 설계사에게 지급하는 수수료보다 많기 때문이다. 직속 설계사에게 보험계약 관리에 집중하도록 인센티브를 주면 계약 유지율을 끌어올리기도 쉽다.
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다른 대형 손해보험사 관계자는 “GA 시장 자체가 워낙 커서 전속(설계사)으로만 계약을 확보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했다. 보험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GA채널로 모집된 계약 비중은 2022년 개인형 생명보험 41.3%, 장기손해보험 53.6%에 달한다.
그러면서 “보험사가 GA 경쟁에 대해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면서 “GA 쪽에서 개선책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당국이) 수수료 관련 문제를 개선해 나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말부터 GA가 받는 판매수수료를 최대 7년에 걸쳐 나눠 지급하는 안을 추진하고 있다. 판매수수료를 나눠 받는 기간 동안은 보험계약을 유지해야 하는 유인이 생겨 유지율이 오른다는 구상이다. 수수료가 과도하게 지급되지 않도록 지급한도도 설정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