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김경수와 회동했지만…여전히 미온적인 비명계, 왜?

이재명, 김경수와 회동했지만…여전히 미온적인 비명계, 왜?

김경수 “민주당 더 다양해져야” 이재명 “함께 손 잡고 가자”
비명계 내부선 “실질적인 조치 필요”

기사승인 2025-02-14 06:00:09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13일 국회에서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김경수 전 경남지사와 회동하며 비명(비이재명)계 포용 행보에 나섰다. 최근 비명계 내에서 당내 통합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이 대표가 내부 결속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러나 비명계 내부에서는 단순한 회동이 아닌 실질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 강해, 당내 통합 흐름이 아직 본격적으로 형성되지 않은 모습이다.

이 대표는 13일 국회에서 김 전 지사와 만나 당 방향과 통합 방안 등을 논의했다. 회동은 모두발언 후 실무자 없이 독대하는 방식으로 약 1시간 20분 동안 진행됐다. 두 사람의 만남은 김 전 지사가 지난해 12월 5일 독일 유학 중 급거 귀국해 이 대표를 만난 이후 두 달여 만이다.

김 전 지사는 이날 회동에서 당내 다양성 확보를 강조했다. 그는 “민주당이 더 다양해져야 한다. 다른 목소리를 용납하지 않는 극단과 배제 논리는 반드시 극복해야 한다”며 “오늘 이 자리가 정권교체와 민주주의 승리를 위한 통 큰 통합의 첫걸음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온라인 중심의 당원 소통 구조가 극단화를 부추긴다”며 “토론과 숙의가 가능한 다양한 공간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 대표도 공감을 표했다고 김태선 당대표 상황실장이 전했다.

이 대표는 김 전 지사에게 “함께 손잡고 가길 기대한다”며 비명계 포용 의지를 내비쳤다. 조기 대선 가능성이 거론되는 상황에서 내부 결속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 대표는 김 전 지사와의 만남을 시작으로 김부겸 전 국무총리,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과도 회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비명계 내에서는 여전히 신중한 기류가 감지된다. 단순한 회동이 아닌 이 대표의 구체적 조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크다. 특히 총선 공천 과정에서 불거진 ‘비명횡사’ 논란과 대선 패배 책임론에 대한 명확한 입장 정리가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비명계 인사는 이날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회동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실질적인 통합 움직임”이라며 “말로만 화합을 외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민주당 전직 의원은 “이 대표가 진정한 통합을 원한다면 기득권을 내려놓아야 한다”며 “대표직을 사퇴하고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당을 안정적으로 이끌어가는 것이 우선”이라고 지적했다. 공개적인 회동만으로는 비명계 신뢰를 얻기 어렵다는 의미다.

더불어민주당 비명계 총선 낙선·낙천자들을 중심으로 하는 모임 '초일회'의 간사인 양기대 전 의원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비명계 원외 모임 초일회 간사인 양기대 전 의원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비명계 인사들의 모임인 ‘희망과 대안’을 출범시키겠다고 밝혔다. 희망과 대안은 비명계 대선 주자부터 원외 인사까지 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플랫폼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최문순 전 강원도지사가 상임공동대표를 맡는다.

양 전 의원은 “민주당이 하나가 돼 대선을 치르기 위해서는 이 대표가 기득권을 어느 시점에서 내놓고 누구든 수긍할 수 있는 방식으로 대선 경선을 치러야 한다”며 “국민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공정한 룰을 바탕으로 민주적 절차에 따라 대선 후보가 결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도 이날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참배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이재명의 민주당이 아닌 더 큰 민주당을 만들어야 한다”며 “김동연, 김경수, 김부겸 등 다양한 인물이 함께 정권교체 초석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승은 기자
selee2312@kukinews.com
이승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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