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기요양 돌봄 노인의 약 68%는 자택에서의 임종을 희망하지만 대부분 병원에서 숨을 거두는 것으로 나타났다. 삶이 얼마 남지 않은 노인들이 품위 있는 임종을 맞을 수 있도록 다양한 측면에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연구원은 ‘2023년 장기요양 사망자의 사망 전 1년간 급여 이용 실태 분석’ 결과를 17일 공개했다. 연구원은 2023년 한 해 동안 사망한 장기요양 등급 인정자 16만9943명의 직전 1년간 건강보험·장기요양 급여 자료를 토대로 사망자 특성 등을 분석했다.
조사 결과, 노인의 85.8%는 좋은 죽음으로 ‘스스로 정리한 임종’을 꼽았다. 돌봄 수급 노인 3032명의 생애 말기 희망 거주 장소(복수응답)는 자택이 78.2%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이어 병의원(29.3%), 노인의료복지시설(10.6%) 순이었다. 희망 임종 장소 역시 자택이 67.5%로 가장 높았다. 반면 가족 돌봄자 4092명 중 59.6%는 병의원을 선호했다.
과반 이상이 자택 임종을 희망했지만 대부분은 병원에서 임종을 맞았다. 장기요양등급 최초 인정 이후 사망까지의 기간은 평균 3.84년으로, 사망자 72.9%가 의료기관(요양병원·종합병원)에서 숨을 거뒀다. 자택 사망은 14.7%에 불과했다.
장기요양 사망자의 15.1%는 암으로 사망했으며, 사망자의 59.7%는 연명의료를 받았다. 사망 1개월 전 암환자는 평균 593만원, 비암환자는 407만원의 건강보험 급여를 이용했다. 사망자의 13.1%는 사망 전 연명의료를 희망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혔다. 암환자의 연명의료 중단 등 결정계획 수립과 이행 비율은 각각 30.6%, 28.4%로 비암환자 10.0%, 9.9%보다 높았다.
연구원은 장기요양 인정자와 가족의 연명의료 결정 관련 의견이 존중되고 품위 있는 임종을 맞이할 수 있도록 다양한 측면에서 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짚었다. 연구원은 “장기요양 급여계약 단계에서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연명의료계획서 작성을 포함한 임종케어에 대한 노인과 가족의 선호가 케어계획에 반영되도록 법적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재가 또는 요양시설에서 임종을 지원하기 위해선 임종케어 과정에 의사와 간호사가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관련 법적·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요양시설 내 의료서비스 강화 필요성도 제시됐다. 연구원은 “노인요양시설 내 계약의사의 역할이 충분치 못하고, 간호사가 배치된 비율도 약 25%에 불과해 임종기 돌봄을 제공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50인 이상 시설 간호사 의무 배치, 전문요양시설 개설 등 의료서비스 강화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