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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비 7.8조원 규모의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자 선정 방식이 다음 날 내로 결정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기존 수의계약 방식 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KDDX 사업자 선정 방식 최종 결정은 방위사업추진위원회(방추위)와 분과위원회(분과위)에서 안건을 심의한 뒤 다음 달 중순 내로 내려진다. 분과위가 상세설계와 선도함 건조 방식에 대한 구체적인 평가를 진행한 뒤, 이를 바탕으로 방추위가 최종적으로 사업자 선정 방식과 추진 전략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방위사업청 관계자는 “HD현대와 한화오션이 사업자 선정 방식에 대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만큼 최적의 방안을 찾고 있다”며 “분과위와 방추위를 통해 좁혀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HD현대중공업은 지난 2018년 방위사업추진위원회(방추위)에서 의결된 KDDX 사업추진 기본전략에 따라 “기본설계를 완료한 업체가 상세설계와 선도함 건조를 이어서 맡는 것이 자연스럽다”는 입장이다. 반면 한화오션은 최근 국회 토론회에서 “상세설계를 양사가 협약 형태로 공동 진행하자”고 제안했다.
HD현대는 한화오션의 ‘공동 설계’ 주장에 대해 기본설계 완료에 따른 연속성을 강조하고 있다.
HD현대 관계자는 “KDDX의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는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기본설계를 수행한 업체에서 수행한다고 명시돼 있다”며 “해외 공동설계 사례인 영국의 퀸엘리자베스급 항모 개발사업은 설계 및 건조 과정에서 번번이 업체 간 이해관계의 충돌과 조율의 어려움을 겪었다. 그 과정에서 설계 변경 및 비용 증가(30~40%), 연구개발 기간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공동 설계’를 제안한 한화오션 측은 “산업통상자원부가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 등 2개 회사를 모두 KDDX 건조 능력을 갖춘 방산업체로 지정했다”며 “프랑스 나발그룹과 이탈리아의 핀칸티에리는 지난 2005년 FREMM 다목적 호위함 사업 공동 개발을 시작해 총 31척 수출이라는 실적을 거뒀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KDDX 사업 착수 지연이 1년 이상 발생한 만큼 방사청의 결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선도함 연구개발이 늦어져 후속함 사업까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사업 지연이 국가 안보와 산업 경쟁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방사청의 신속한 결단이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이에 방사청 관계자는 “지난해 HD현대와 한화오션의 고소·고발전이 일단락되기까지 시간이 소요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이에따라 방사청의 결정권 역시 제한됐다”고 설명했다.
KDDX 사업은 오는 2030년까지 ‘한국형 이지스함’ 6척을 건조하는 K-함정 역사상 최대 규모의 프로젝트다. HD현대중공업이 36개월간 수행한 기본설계를 완료한 후 합동참모본부로부터 ‘잠정 전투용 적합’ 판정을 획득했으며, 향후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단계가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