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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복귀를 앞두고 ‘한동훈 지도부’ 투톱인 장동혁·진종오 의원의 행보가 엇갈렸다. 진 의원은 체육계 주요 인사를 만나면서 한 전 대표의 복귀를 준비했고, 장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 관저와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했다.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진 의원은 유승민 대한체육회장을 비롯해 국가대표지도자 등을 만나면서 존재감을 키우는 중이다. 2027년 충청권 하계 세계대학경기대회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하는 등 체육계 관계자들과 발맞추고 있다. 이후 1500만명을 이끌고 있는 전국시도체육회장·생활체육 지도자 간담회도 진행 예정이다.
진 의원의 체육계 광폭 행보로 ‘조기 대선’이 꼽히고 있다. 대권주자들이 확장성을 가지기 위해서는 각계각층의 지지가 필요하다. 진 의원의 체육계 행보가 한 전 대표의 초석을 마련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다.
친한계 핵심인사라는 점도 광폭 행보를 뒷받침하고 있다. 진 의원은 지난 ‘7·23 전당대회’에서 48.34%를 획득해 청년최고위원으로 활동했다. 한 전 대표가 잠행 중인 지난 1월에도 회동을 하고 정치적 행보를 지원했다. 그뿐만 아니라 국민의힘 원내·원외 친한계 모임인 ‘언더73’에서도 활동하고 있다.
진 의원은 전날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체육계 광폭 행보’에 거리를 두면서 한 전 대표의 중도 확장성을 암시했다. 그는 “성찰과 인내의 시간에 봄꽃이 필 준비를 해야 한다”며 “국민의 시선에서 합리적 방향을 모색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15년이 후퇴된 ‘12·3 비상계엄 사태’를 복구해야 당의 미래가 있다”며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을 견인하는 자유로운 후보만 정권을 재창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국민의힘 관계자는 진 의원의 행보가 한 전 대표의 세 집중에 영향이 크다고 분석했다. 그는 같은 날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진 의원이 사격선수로 수차례 금메달을 획득했고, 선수로서 체육계 내 존재감이 상당히 크다”며 “의정활동도 체육계에 집중된 만큼 이번 행보가 한 전 대표의 세 집중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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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비호’ 돌입한 장동혁…탄핵 반대 집회 연설
장 의원은 한 전 대표와 결별 후 본격적으로 윤 대통령 비호에 나섰다. 그는 전날 대전시청 남문광장에서 열린 ‘윤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서 “탄핵과 내란죄가 시작된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의 메모가 세상에 나왔다”며 “그 메모가 정치인 체포명단으로 바뀌었다는 건 나무토막이 사람으로 바뀐 것 보다 믿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탄핵 반대를 말하면서 마음으로 조기 대선을 생각한다면 탄핵 찬성을 구하는 게 된다”며 “대한민국과 대통령을 지키기 위해서는 말과 마음, 행동이 하나로 모여야 한다”고 전했다.
그뿐만 아니라 장 의원은 지난 1월 윤 대통령 체포를 저지하기 위해 한남동 관저에 방문했다. 윤 대통령은 ‘12·3 비상계엄 사태’로 내란죄 피의자가 돼 체포됐다. 당시 국민의힘 의원들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영장집행 절차를 비판하고, ‘인간띠’를 만들어 체포영장 집행을 막았다.
이 같은 행보는 지난 7·23 전당대회 때 장 의원과 배치된다. 당시 장 의원은 20.61%를 받아 최고위원 중 가장 높은 득표수를 받았다. 그는 7·23 전당대회 과정에서 국민이 국민의힘에 변화를 요구한다고 지적했다. 당의 정치개혁 방향으로 ‘미래를 준비하는 강한 정당’과 ‘민심을 챙기는 정책정당’을 내세운 바 있다.
최요한 시사평론가는 이날 엇갈린 한동훈 지도부 투톱에 대해 “두 의원의 행보가 엇갈리는 게 당내 정체성 혼란을 상징한다”며 “현실적으로 조기 대선에 대비해야 하는 대중정당이지만, 그러지 못하고 탄핵 반대를 외칠 수밖에 없는 현실적 한계를 드러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3월 초·중순 탄핵 국면이 정리될 가능성이 높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강성 지지층과 단절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질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당내 잡음이 나오게 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