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도보수를 자처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비명(비이재명)계에 이어 노동계, 종교계 등 각계 끌어안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 대표는 비명계에선 일극체제로 친명과 비명으로 갈라진 당을 봉합하기 위해 화합과 연대를, 노동계에선 합리와 상식을 설파했다. 종교계 첫 주자로는 거대 불교종파인 조계종과 태고종에 들러 자성과 함께 비상계엄 발 국난 해결을 위한 교계 역할을 요청했다.
25일 민주당에 따르면 이 대표는 전날(24일) 조계종과 태고종 총무원장을 연달아 예방했다. 이 대표는 조계종 진우스님에게 “세상이 너무 심하게 극단적·대결적이어서 걱정이다. 최근 상황이 급작스럽게 생겨 우리 사회가 가져왔던 문제가 폭발한 것인지 명확하진 않지만, 상황이 심각한 것은 분명하다”며 “정치권 노력만으로는 이겨내기 쉽지 않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 사회의 정신적 지도자 분들, 특히 종교계 분들이 나서줄 필요가 매우 크다”고 강조했다.
태고종 상진스님에게도 “내란 사태를 겪으며 대립적이고, 어찌 보면 전투적·폭력적인 극단주의 세력이 현장 속으로 나온 것 같다”며 “이럴 때 진리를 탐구하고 사랑을 실천하는 원로가 많은 역할을 해주셔야한다”고 요청했다.
이는 국민 통합과 포용을 위한 행보 일환이다. 이 대표는 지난해 12월 천주교 서울대교구청 정순택교구장을 예방해 정국 혼란기 국민 통합을 위한 종교계 역할을 요청하는 등 계엄·탄핵 정국에서 종교계, 노동계, 경제계 등 각계 접촉을 늘려 왔다. 지난해 9월엔 조계종을 시작으로 민생 경제 회복과 의료 대란 극복을 위한 종교계 조언을 경청했다.
이 대표는 또 “국민들이 불안해하고 불편해하는 것에 대해 정치권 책임이 크다”며 ‘덕장’ 역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조기 대선에 대비해 당내 통합과 포용을 강화하고 리더십을 다지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통합 메시지는 최근 비명계와의 만남에서도 거듭되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13일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와의 회동을 시작으로 비명(비이재명)계 인사들과 만나고 있다. 당내 통합을 강화하고 조기 대선에 대비하기 위함이다.
이 대표는 앞서 ‘겸손은 힘들다-김어준의 뉴스공장’ 라디오에 출연해 “이번 대선은 누가 이기냐는 다음 문제고, 이기냐, 지냐가 중요하다”며 대선 필승을 다짐했다. 또한 자신을 비판하는 이들을 향해서도 “어쨌든 다 챙겨야한다. 그 분들에게도 가능한 역할을 찾아서 만들어 드리고 협력하고 경쟁이야 당연히 해야 하니까 그게 시너지일 것”이라고 언급했다.
비명계 회동은 이달 내내 진행된다. 오는 27일에는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 28일에는 김동연 경기지사와의 회동이 예정됐다. 이 대표는 지난 21일엔 박용진 전 의원, 전날(24일)엔 비명 대권주자인 김부겸 전 국무총리와 만났다.
이 대표는 앞서 한국노총, 민주노총 등 양대 노총과도 간담회를 가졌다. 그는 한국노총 간담회에서 노동시간 단축과 주 4일 근무 사회로의 지향 의지를 명확히 했다. 민노총 현장 간담회에선 “우리 사회 갈등의 가장 큰 요소 중 하나는 불합리성”이라며 “상식을 회복하는 게 우리 사회 제일 큰 과제라고 생각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