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는 아직 배고프다. K-뷰티에겐 ‘기회의 땅’으로도 불리는 일본을 어떻게 공략해야 할까.
17일 업계에 따르면 2024년 한국의 화장품 수출 규모는 전년 대비 20.6% 증가한 102억 달러(약 13조 6000억원)를 기록했다. 이중 일본은 10억 달러(약 1조3300억원) 규모로 3위 수출국에 해당한다. 특히 일본 내 K-뷰티의 인기는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으며, 2023년 기준 일본 화장품 시장에서 한국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9%에 달한다.
또한, 일본 수입화장품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6월까지 일본의 화장품 총수입액은 2090.8억 엔(약 2조원)으로, 이 중 한국이 약 600억엔(약 5740억원)을 차지하며 2년 연속 일본의 최대 수입국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아직 한국 화장품이 일본을 점령한 것은 아니다. 일본은 자국 브랜드 선호도가 높고, 오프라인 입점 조건이 까다롭다는 특징이 있다. 한 뷰티업계 관계자는 “일본 10대~20대 사이에서 한국 화장품 인기가 좋은데, 아직까지 오프라인 매대를 살펴보면 제품군이 한정되어 있고, 일본 브랜드가 훨씬 더 많다”고 전했다.
이어 “한국 브랜드가 일본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현지 법인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 등 제약이 많기 때문”이라며 “일본은 한국 화장품이 충분히 더 성장할 수 있는 시장”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국내 화장품업계는 어떤 전략을 펼쳐야 할까.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이베이재팬과 코스맥스는 지난 14일 서울 삼성동에서 ‘K-뷰티 메가 컨퍼런스’를 열고 한국 화장품 브랜드의 일본 진출 방안을 짚었다.
김재돈 이베이재팬 마케팅본부 본부장은 이날 컨퍼런스에서 K-뷰티에 특화된 큐텐재팬의 전략에 대해 발표했다. 맞춤형 마케팅 지원 프로그램을 강조한 김 본부장은 “각 브랜드의 성장 단계에 맞춘 전략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사용자 경험 확대, 신뢰성 있는 리뷰 축적, 소셜 커머스를 통한 빠른 확산 등을 핵심 요소로 제시했다.
특히, 일본 시장에 처음 진출하는 브랜드를 지원하는 ‘메가데뷔(Mega Debut)’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매주 4개, 연간 약 200개의 신규 브랜드가 일본 소비자들에게 소개될 예정이다. 큐텐은 샘플 마켓, 인플루언서 마케팅, 디지털 광고 등을 활용해 신생 브랜드가 자리잡도록 돕는다.
코스맥스는 일본 시장 진출을 위해서 집중해야 하는 기술력을 설명했다. 박천호 코스맥스 R&I센터 유닛장(이하 박 원장)은 일본 시장 특화 제품 개발을 위해 △환경적 요소 △소비자 트렌드 △화장품 규제 차이 △기술 협업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본 소비자들은 한국보다 고온다습한 기후와 잦은 기온 변화에 따른 수정 화장에 대한 관심이 높다고도 설명했다. 또한, 일본은 한국보다 고령화 사회로 진입한 지 오래되어, 고효능 스킨케어 제품에 대한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한국과 일본의 화장품 규제 차이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한국에서는 사용 가능한 성분이 일본에서는 금지되거나, 반대로 일본에서는 허용되는 성분이 한국에서는 사용할 수 없는 경우가 있어, 이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코스맥스는 일본 시장 맞춤형 기술로 △고온다습한 환경에서도 유지력을 높이는 ‘에너지 확립 기술’ △자외선으로 인한 피부 손상을 최소화하는 ‘멜라시 액티브 기술’ △피부 흡수를 극대화하는 ‘플러스톤 기술’ 등을 소개했다.
또한 K-뷰티의 장점인 가성비 역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박 원장은 “코스맥스는 일본 시장에 적합한 제형과 기술을 지속적으로 연구하며, 변화하는 소비자 니즈에 맞춘 혁신적인 화장품 개발에 집중할 것”이라며 “K-뷰티가 일본 시장에서 더욱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협력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