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년간 수익성이 악화된 명품 플랫폼 발란의 일부 입점사 판매대금 정산이 미뤄지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발란은 지난 24일 일부 입점사에 정산대금을 입금하지 못했다. 발란은 입점사별로 일주일, 15일, 한 달 등 세주기로 입점사의 판매대금을 정산하는데 당일 정산 주기가 돌아온 입점사에 대금을 제때 주지 못한 것이다. 발란의 월평균 거래액은 300억원 안팎이며, 전체 입점사 수는 1300여개다.

발란은 해당 입점사에 “자체 재무 점검 중 정산금이 과다 지급되는 등의 오류가 발견돼 정산금을 재산정하고 있다”고 개별 공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26일까지 재정산 작업을 마무리하고 28일까지는 입점사별 확정된 정산액과 지급 일정을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있었던 티몬·위메프의 대규모 판매대금 미정산 사태가 아직 해결되지 않고 있어 입점사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2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발란의 사무실 입구에 ‘전원 재택 공지’라는 팻말이 붙은 모습의 사진이 게재되기도 했다. 일부 셀러들은 티메프 사태와 양상이 비슷하다며 우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2015년 설립된 발란은 2023년 말 기준 자본총계가 -77억3000만원으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다. 출범 이후 매년 적자가 누적된 탓이다. 발란은 지난 2023년에도 9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매출은 392억원으로 56% 급감했다.

현재 발란의 유동자산은 56억2000만원, 유동부채는 138억1000만원으로 유동비율 40.7%에 불과하다. 한편, 현 상황에 대해 발란 측은 아직 공식적인 입장 표명을 하지 않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티메프 사태 이후 플랫폼이 대금 정산 이슈에 민감해졌다”며 “온라인 플랫폼으로 명품을 구매하는 것은 대부분 젊은 세대인데, 고물가 및 경기 침체 등으로 인해 젊은 층의 명품 소비 자체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플랫폼 자체에 대한 충성도도 높지 않아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