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쿠키뉴스 전북본부 데스크칼럼 <편집자시선>은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는 모든 현상과 현안들에 대해 따끔하게 지적하고 격려할 것은 뜨겁게 격려할 것입니다. 특히 우리 주변의 정치적 이야기에 관심을 갖고 전라북도의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자 합니다. /편집자주
전북 전주시 재정 상황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빚은 늘고 이자 부담은 기하급수적으로 쌓여 위기국면으로 치닫고 있는 형국이다.
전주시가 공개한 ‘2025년도 예산기준 재정공시'에 따르면 일반회계(2조 4489억원)와 공기업 특별회계(2134억원), 기타 특별회계(419억원), 기금(995억원)을 포함한 통합예산 규모는 2조 8037억원.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전주시의 통합재정수지는 지난 2023년 666억원 흑자에서 작년엔 133억원 적자로 전환하더니 올해는 적자 폭이 1355억원으로 확대됐다. 부족한 세입을 메우기 위해 발행한 지방채 규모는 2023년 3515억원에서 지난해 4653억원으로 증가했고 올해는 6000억원을 넘었다.
최용철 전주시의원은 “지방채 이자 상환으로만 연간 195억원, 하루 5,400만원이 사용되고 있다”며 “이 금액이면 전주에서 태어나는 모든 아이에게 1인당 752만원을 지원할 수 있고, 청년에게 연봉 3600만원 기준 일자리 5400여개를 제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자연히 전주시의 재정자립도와 재정자주도는 갈수록 떨어지고, 자치단체가 재정을 운용해 스스로 살림을 꾸릴 수 있는 능력도 약화될 수밖에 없다. 재정자립도와 재정자주도 지표값이 낮은 건 재정의 중앙의존도가 그만큼 높다는 뜻이다.
재정자립도는 지방세와 세외수입을 더하고 지방채를 뺀 합계를 일반회계 세입으로 나눈 것으로 재정자립도가 높을수록 재정 운영의 자립 능력이 우수하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전주시의 재정자립도는 2016년 30.4%에서 2021년 26.3%, 올해는 22.0%까지 떨어졌다.
지자체 일반회계 세입예산 총액에서 자체 수입(지방세+세외수입액)과 의존재원(지방교부세+조정교부금)의 합계액이 차지하는 비중을 백분율로 나타내는 지표인 재정자주도 역시 2014년 57.6%에서 2021년 49.5%, 2014년 46.8%, 올해는 45.9%로 감소세를 보이며 전국 평균에도 밑돌고 있다
최 의원은 “장기 미집행 도시공원, 종광대 2지구 보상 등 대규모 필수 지출이 필요한 상황에서 세입은 줄고 무분별한 세출이 계속된다면 전주시의 재정 파탄은 시간문제”라며 “이런 재정 위기를 방관한다면 후대에 감당할 수 없는 빚더미를 물려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주시 자료에 따르면 올 지방채 발행은 장기미집행 도시공원 사유지 매입 800억원, 전주시 청사 별관 확충사업 116억원, 전주시 사회연대 상생마당 조성 48억원, 서부권 복합복지관 건립 65억원, 전주 독립영화의 집 건립 48억원, 생활문화센터 건립 10억원, 완산칠봉 한빛마루 공원 15억원 등 22개 사업에 1520억원에 이른다.
또 지난해에도 에코시티 복합커뮤니티센터 건립 42억원, 탄소산단 도시숲 조성 80억원, 기술산업 성장 지원센터 48억원, 전주복합스포츠타운 주자창 78억원, 완산체련공원 생활야구장 조성 17억원 등 21개 사업에 1225억원의 지방채를 발행했다.
재정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한정된 재원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배분하느냐는 문제와도 직결된다. 실효성과 시급성이 떨어지는 사업은 과감히 정리하고, 선심성 행사나 지방선거를 의식한 사업 등은 배제한 후 우선순위를 매겨 순차적으로 해야 한다.
또한 적극적인 행정으로 체납액 징수를 통한 세입 확대, 불필요한 세출 정리, 예산이 적절하게 사용되고 있는지 효율성 평가 등 재정 건전화 마스터플랜 수립해 엄밀하게 계획되고 집행돼야 한다.
전주시는 지난해 추가경쟁예산(추경)을 편성할 예산이 없어 6월로 계획된 제1회 추경 예산안 심의를 7월로 연기하기도 했다. 당시 제1차 추경에 필요로 하는 예산은 약 4천억 가량이었는데 전주시의 순세계 잉여금은 200억원으로 수천억이 부족한 터무니없는 상황에 내몰렸다.
전주시의 재정 상황이 이러다 보니 전북특별자치도가 전주시, 익산시, 정읍시와 함께 미래의 먹거리로 육성하겠다고 선언한 바이오산업이 주춤하고 있다. 해당 지자체들은 첨단바이오 육성 R&D 지원사업에 90억원의 예산을 편성하고 우선 45억원을 반영키로 했으나, 전주시는 예산을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바이오 육성을 통해 전주시의 경제 중점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선언이 공허하게 느껴진다.
우범기 전주시장은 “채무 증가는 분명한 사실이지만 대부분 공원 사는 돈, 도로 용지 사는 돈”이라며 “일시적으로 채무가 늘 수는 있지만 중장기적인 시각에서 보면 오히려 전주의 큰 자산”이라고 반박했다.
우 시장은 자신이 기획재정부에서 오래 근무한 이력을 내세워 매년 막대한 정부예산을 끌어오겠다는 소위 ‘예산 폭탄’ 공약을 내걸고 정치 신인 가점을 받아 민주당 경선을 통과해 전주시장에 당선됐다. 그러나 우 시장은 취임 첫해부터 초라한 성적을 내고 전주시는 부채만 쌓일 뿐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안일한 행정으로 민생 예산이 위기에 봉착하고, 선심성 예산 등 불필요한 예산이 우선되고, 사업의 타당성이나 효율성이 부족한 예산이 편성되면서 시민의 혈세가 새는 사이 지자체는 빚만 늘고 이자 감당에 허덕이는 모양새다. 전주시는 대규모 개발도 필요하겠지만 시민들의 삶을 부축하는 예산을 먼저 고려하고, 늘어나는 빚에 대한 전주시의회와 시민의 경고를 새겨듣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