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매도 전면 재개로 움츠렸던 국내 증시의 흐름에 중대한 변곡점이 찾아온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심판 선고일 결정으로 그동안 증시에 걸림돌로 작용했던 정치 리스크의 결말이 예정됐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윤 대통령의 정무 복귀 시 코스피가 비상계엄 사태 시기처럼 급락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는 직전 거래일 대비 0.62%(15.53p) 내린 2505.86으로 장을 마감했다. 최근 코스피는 공매도 재개 여파에 급락한 뒤 상승장을 거쳐 숨 고르기에 접어들었다. 코스피는 지난달 31일 전 거래일 대비 3.00% 급락한 2481.12까지 후퇴하면서 블랙 먼데이 공포를 시현했다. 종가 기준으로 코스피가 2500선을 내준 것은 지난 2월4일 이후 약 두 달 만이다.
블랙 먼데이 현상은 공매도 전면 재개와 트럼프 행정부의 무분별한 상호관세 예고가 맞물린 영향으로 분석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상호관세 불확실성,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상승) 불안, 공매도 재개에 따른 수급 변동성 증폭 등 대내외 악재가 어우러져 스노우볼 효과를 만들어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코스피는 다음 거래일인 1일 1.62% 오른 2521.39로 치솟았다. 당시 헌법재판소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심판 선고일을 4월4일로 발표하면서 탄핵 국면 장기화에 따른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된 게 배경으로 해석된다. 전날에도 코스피가 약보합세로 마감한 점을 고려하면, 국내 증시가 탄핵 선고 결과를 주시하면서 관망세에 진입한 셈이다.
증권가에서는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국내 증시 상승세에 탄력을 줄 것으로 내다본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의 상승 폭을 키운 것은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의 가시화”라며 “100일 넘게 이어진 행정부 수장 공백 상황이 해결된다면 환율이 안정되며 외국인 수급에 우호적인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윤 대통령의 탄핵 선고 결과에 따라 오히려 리스크가 가중될 수 있단 전망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헌재가 윤 대통령의 탄핵소추를 기각·각하해 직무에 복귀할 경우, 향후 종잡을 수 없는 리스크가 발생했다는 불안감에 증시와 환율이 흔들릴 수 있다”며 “극단적으로 코스피가 2000선 초반으로 뒷걸음질하는 모습도 배제할 수 없다”고 귀띔했다.
이같은 상황 속에 투자업계는 당장 탄핵 선고 결과를 뒤로해도 이달 국내 증시는 박스권에서 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진단한다. 정치적 불확실성 외에도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이후 펼쳐질 대내외 무역 양상은 수출 의존 국가인 한국에 부정적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김경훈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의 관세와 이에 따른 글로벌 보복 관세 움직임은 우리나라와 같은 수출 의존 국가에 불리한 환경”이라며 “이러한 움직임은 상당 기간 환율 및 시장 금리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개연성이 높은 만큼, 글로벌 증시는 박스권 안에서 등락을 반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