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탄핵심판 선고 주문을 읽자, 헌법재판소(헌재) 앞은 환호성으로 뒤덮였다.
헌재가 4일 오전 11시22분 윤석열 대통령을 파면했다. 파면 효력은 즉시 발생해 이 시점을 기점으로 윤 대통령은 직위를 상실했다. 지난해 12월3일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 122일 만이다.
이날 탄핵 찬성 집회 인파는 헌재 인근 도로를 빼곡히 채웠다. 파면이 확정되는 순간, 현장의 공기가 확연히 달라졌다. 숨죽인 채 선고를 기다리던 시민들은 환호성과 박수를 보냈다. 지난해 국회 앞에서 울려 퍼진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는 헌재 앞에서 또다시 틀어졌다. 서로를 껴안고 “고생했다” “주권자가 승리했다” 등의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곳곳에서 울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집회 참석을 위해 이틀 전 부산에서 온 문모(30대·여)씨는 “가족들과 따로 사는데, 계엄 때 너무 무섭고 불안했다. 이제서야 마음이 놓인다”며 계엄 선포 당시를 회상하며 눈물을 흘렸다. 문씨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지켜볼 것”이라며 “우리나라 정치가 나은 방향으로 가길 바란다”고 기원했다.
신동화(42·남)씨는 “명백한 탄핵 사유였기 때문에 하나도 걱정 안 됐다”며 “이제 정말 다음 세계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원주에서 온 최은혜(42·여)씨는 두 아들과 함께 집회에 참석했다. 최씨는 “계엄이 선포된 날도 아이들과 밤을 새웠다”며 “어제도 조마조마하면서 잠을 설쳤다. 아이들도 체험학습을 신청하고, 역사적인 순간에 힘을 보태고 싶어서 함께 왔다”고 말했다.
시민들은 ‘평화로운 세상’을 꿈꿨다. 신씨는 “우리나라 정치가 ‘정치’가 부족하다. 상호 토론과 협의가 없다”며 “토론과 소통, 합리적인 공존과 평화가 이뤄지는 세상 되길 바란다”고 했다. 최씨도 “정치인들이 거짓 선동을 멈추고, 믿음이나 신뢰를 기반으로 했음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경찰 비공식 추산 탄핵 찬성 측 집회 참가자는 광화문 동십자각 인근과 한남동 관저 인근에 1만6000여명이 모였다. 탄핵 반대 집회도 한남동 관저 인근에 1만6000여명이 모인 것으로 추산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