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파면’ 선언한 11시22분…5대 탄핵사유 모두 유효했다 [尹 파면]

헌재 ‘파면’ 선언한 11시22분…5대 탄핵사유 모두 유효했다 [尹 파면]

비상계엄 정당성·절차 모두 부정…국회·사법부·선관위 침해 판단
헌법 수호 명분에 무게… ‘경고성 계엄’ 주장 일축
“파면을 통한 헌법 수호의 이익이 더 크다”

기사승인 2025-04-04 14:44:13 업데이트 2025-04-04 17:04:25
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기일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을 파면했다. 헌재는 12·3 비상계엄은 적법하지 않은 계엄선포였으며 헌법수호의 관점에서 용납될 수 없는 중대한 법 위반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4일 오전 11시,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선고를 시작했다.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이 약 22분간 선고 요지를 낭독한 뒤 11시22분 “탄핵 사건이므로 선고시각을 확인하겠습니다”라며 시간을 확인했다. 이어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는 탄핵심판 선고 주문을 읽었다. 

파면의 효력은 즉시 발생해 이를 기점으로 윤 대통령은 직위를 잃었다. 이에 따라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도 받지 못하게 됐으며, 불소추특권 또한 사라졌다.

헌법재판소는 국회 측이 제기한 탄핵소추 사유 5개를 모두 인정하고 윤 전 대통령 측 대리인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5대 쟁점은 △비상계엄 선포의 요건과 절차 △계엄 포고령 1호 발령 △국회 활동 방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장악 시도 △정치인·법관 등 주요인사 체포 지시 등이다.

반대 의견을 남긴 재판관은 없었으며, 일부 재판관들이 결론에는 동의하면서 세부 쟁점에 대해서만 보충의견을 덧붙였다.
           
“12·3 비상계엄, 정당성 인정할 수 없어”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 측이 주장한 탄핵소추의 절차적 흠결을 받아들이지 않음과 동시에, 12·3 비상계엄 선포의 정당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문 권한대행은 “국회의 탄핵소추, 입법, 예산안 심의 등의 권한 행사가 이 사건 계엄 선포 당시 중대한 위기 상황을 현실적으로 발생시켰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계엄 선포가 절차적 요건을 준수하지도 않았다고 봤다. 문 권한대행은 “피청구인이 이 사건 계엄을 선포하기 직전에 국무총리 및 9명의 국무위원에게 계엄 선포의 취지를 간략히 설명한 사실은 인정된다”면서도 “계엄사령관 등에게 이 사건 계엄의 구체적인 내용을 설명하지 않았고 다른 구성원들에게 의견을 진술할 기회를 부여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계엄 선포에 관한 심의가 이루어졌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했다.

이어 “피청구인은 국무총리와 관계 국무위원이 비상계엄 선포문에 부서하지 않았음에도 이 사건 계엄을 선포하였고 그 시행일시, 시행지역 및 계엄사령관을 공고하지 않았다”며 “지체 없이 국회에 통고하지도 않았으므로, 헌법 및 계엄법이 정한 비상계엄 선포의 절차적 요건을 위반했다”고 덧붙였다.

국회 병력 투입 “정당활동 자유 침해·국군통수의무 위반”

헌재는 국회의사당에 국군 병력을 투입한 것에 대해 국회의 활동 방해 및 국군통수의무를 위반했다고 봤다.

문 권한대행은 “피청구인은 군경을 투입해 국회의원의 국회 출입을 통제하는 한편 이들을 끌어내라고 지시함으로써 국회의 권한 행사를 방해하였으므로, 국회에 계엄해제요구권을 부여한 헌법 조항을 위반하였고, 국회의원의 심의․표결권, 불체포특권을 침해했다”며 “또한 정당의 대표 등에 대한 위치 확인 시도에 관여함으로써 정당활동의 자유도 침해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회의 권한 행사를 막는 등 정치적 목적으로 병력을 투입함으로써, 국가 안전보장과 국토방위를 사명으로 하여 나라를 위해 봉사하여 온 군인들이 일반 시민들과 대치하도록 만들었다”며  “국군의 정치적 중립성을 침해하고 헌법에 따른 국군통수의무를 위반했다”고 했다.

헌재 “피청구인, 선관위·사법권 독립성 침해”

또한 헌재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압수수색은 선관위의 독립성을 침해한 행위라고 명시했다. 문 권한대행은 “중앙선관위 청사에 투입된 병력은 출입통제를 하면서 당직자들의 휴대전화를 압수하고 전산시스템을 촬영했다”며 “이는 선관위에 대하여 영장 없이 압수․수색을 하도록 하여 영장주의를 위반한 것이자 선관위의 독립성을 침해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법조인에 대한 위치 확인 시도에 대해서는 “현직 법관들로 하여금 언제든지 행정부에 의한 체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압력을 받게 하므로, 사법권의 독립을 침해했다”고 했다.

“12·3 계엄, 헌법수호의 관점에서 용납될 수 없어…만장일치 파면”

탄핵심판의 결정 요인은 피청구인의 헌법과 법률 위반이 있었는지, 위반 행위가 피청구인의 파면에 이를 정도로 중대한지에 따라 정해진다. 그리고 헌법재판소는 윤 전 대통령의 행위가 파면을 정당화할 정도에 이르렀다고 판단했다.

문 권한대행은 “피청구인은 계엄 선포 후 군경을 투입해 헌법상 권한 행사를 방해함으로써 국민주권주의와 민주주의를 부정하고, 병력을 투입해 선관위를 압수수색하는 등 헌법이 정한 통치 구조를 무시했다”며 “법치국가원리와 민주국가원리의 기본원칙들을 위반한 것으로서 그 자체로 헌법질서를 침해하고 민주공화정의 안정성에 심각한 위해를 끼쳤다”고 비판했다.

이어 “피청구인은 가장 신중히 행사되어야 할 권한인 국가긴급권을 헌법에서 정한 한계를 벗어나 행사하여 대통령으로서의 권한 행사에 대한 불신을 초래했다”며 “국민 모두의 대통령으로서 자신을 지지하는 국민을 초월하여 사회공동체를 통합시켜야 할 책무를 위반했다”고 말했다.

끝으로 문 권한대행은 “피청구인의 위헌․위법행위는 국민의 신임을 배반한 것으로 헌법수호의 관점에서 용납될 수 없는 중대한 법 위반행위에 해당한다”며 “피청구인의 법 위반행위가 헌법질서에 미친 부정적 영향과 파급효과가 중대하므로, 피청구인을 파면함으로써 얻는 헌법 수호의 이익이 대통령 파면에 따르는 국가적 손실을 압도할 정도로 크다고 인정된다”고 강조했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김동운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