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설 경기침체 장기화에 따라 중소‧중견 건설사 줄도산이 잇따르고 있다. 충북 지역 1위 건설사 대흥건설이 법정관리 신청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대흥건설은 전날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 개시신청을 준비 중이다. 대흥건설은 충북 충주에 소재했으며 지난해 시공능력 평가 96위를 기록해 처음으로 100위권에 진입했다.
지난해 건설공사 실적신고 결과 3002억7500만원을 기록하며 대한건설협회 충북도회 내 1위에 2년 연속으로 올랐다.
현재 대흥건설은 400억원 규모의 충주드림파크 산업단지 조성사업과 157억원 규모의 송산그린시티 주거단지 건설 등을 추진하는 컨소시엄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들어 국내 건설사 9곳이 법정관리 신청에 나섰다. 지난 1월 신동아건설(시공능력 58위)과 대저건설(103위)을 시작으로 2월에는 삼부토건(71위)과 안강건설(138위), 대우조선해양건설(83위), 삼정기업(114위)이 대상이었다. 지난달에는 벽산엔지니어링(180위), 지난 1일에는 이화공영이 신청했다.
건설사 폐업도 증가추세다. 국토교통부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KISCON)에 따르면 지난해 건설업체 폐업 신고는 전년(3568건) 대비 2.99% 늘어난 3675건이으로 집계됐다. 등록 업체 수는 같은 기간 8.27%(819건) 줄어 9084건을 기록했다.
건설업 폐업 신고는 최근 5년(2020~2024년) 동안 두드러졌다. 연도별로 △2020년 2534건(6.63%↓) △2021년 2856건(12.70%↑) △2022년 2887건(1.08%↑) △2023년 3568건(23.58%↑) △2024년 3675건(2.99%↑) 등이다. 2021년 이후 문 닫는 건설사는 지속 증가하고 있다.
지방을 중심으로 악성 미분양 물량이 11년 4개월 만에 최대를 기록하는 등 경기 침체가 이어지고 있다. 국토교통부의 ‘2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미분양 주택은 7만61가구로 전월 대비 3.5% 감소했다. 수도권 미분양은 1만 7600가구로 전달보다 10.9% 줄었고 지방은 5만 2461가구로 0.8% 감소했다.
다만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는 2만3722가구로 전월 대비 3.7% 늘었다. 수도권 악성 미분양은 4543가구로 전월 대비 2.2% 증가했다. 지방은 4.1% 증가한 1만9179가구로 조사됐다. 또한 악성 미분양 81%가 지방에 위치했다.
정부는 건설업계 위기를 감지하고 미분양 촉진 대책을 발표했다. 지난 2월19일 발표한 지역 건설경기 보완방안’에는 지방에 위치한 준공 후 미분양 물량 3000호를 LH가 직접 매입하는 방안이 담겼다. 또 지방 주택 수요 진작을 위해 디딤돌 대출에 우대 금리도 적용키로 했다. 여기에 상반기 중 SOC 사업 예산을 역대 최고 수준인 12조5000억원(70%) 집행하고, 지방 미분양 주택을 매입·운영하는 CR리츠도 상반기 중 출시를 지원할 예정이다.
다만, 업계는 피부로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이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정부에서 지속적으로 건설 경기 활성화를 위한 지원에 나서고 있으나 업계 눈높이에 맞는 정책은 나오지 않았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