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과 중국간 글로벌 무역전쟁 격화 양상이 가시화되면서 원·달러 환율도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으로 급등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9일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10.8원 오른 1484.0원에 개장했다. 개장가 기준 글로벌 금융위기 시절인 지난 2009년 3월16일(1488원) 이후 최고가다.
장중 고가도 심상치 않은 상승세를 보인다. 원·달러 환율은 개장 직후 1487.3원까지 급등했다. 장중 원·달러 환율이 1480원을 웃돈 것은 지난해 12월27일 이후 처음이다. 이날 새벽 야간거래 종가는 1479원이었다.
원·달러 환율의 급등세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폭탄에 중국이 대미 보복관세로 맞불을 펼치면서 글로벌 무역경쟁 우려가 높아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이 34%의 보복관세를 밝히자 추가 관세를 부과해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중국에 대한 상호관세를 34%에서 84%로 50%p 상향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상호관세 충격이 진정되지 못한 상황에서 위안화 가치 급락은 원화에 부담을 줄 가능성이 높다. 원화 가치가 달러 약세에 동조화되기보다 위안화 가치에 동조화되는 현상이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미중 환율전쟁 격화로 위안화 가치가 추가 약세를 보이면 원·달러 환율은 1500원 수준에 육박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