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출발하는 제주SK…구창용 대표 “한 단계 도약할 2025년” [쿠키인터뷰]

새롭게 출발하는 제주SK…구창용 대표 “한 단계 도약할 2025년” [쿠키인터뷰]

구창용 제주SK 대표 인터뷰
2025시즌부터 ‘제주SK’로 팀 명칭 변경
3가지 키워드 ‘변화와 혁신’ ‘두려움 없는 전진’ ‘지속 가능한 제주’

기사승인 2025-04-13 06:00:07
구창용 제주SK 대표. 제주SK 제공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 진출을 팬들과 매년 약속합니다. 기회가 된다면 클럽월드컵의 꿈까지 그렸으면 좋겠네요. 제주도의 자랑이 돼서 아름다운 섬인 제주를 전 세계에 알리고 싶습니다.” 


2025년을 새롭게 시작하는 제주SK. 구창용 대표 또한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시즌에 임하고 있다. 쿠키뉴스는 지난 3월 제주 서귀포에서 구 대표와 만나 앞으로의 구단 운영 계획과 2025시즌 목표를 들어봤다. 

제주의 팀 명칭은 올 시즌부터 제주 유나이티드가 아닌 ‘제주SK’다. 기존 구단 아이덴티티를 계승하고, 제주와 SK 간의 연대로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고자 내린 결정이다. 구 대표는 “제주에 온 지 20주년이 됐다. SK 이름을 걸고 팬들과 도민들에게 행복한 축구를 보이고 싶은 마음”이라고 설명했다.

구 대표의 ‘소통하는 리더십’은 제주 내에서 늘 화제다. 구 대표는 홈경기마다 게이트 앞에서 팬들에게 직접 인사를 건넨다. 때로는 팬들로부터 불만 사항을 직접 듣고 개선 방안을 모색한다. 구 대표는 “프로축구의 존재 이유가 여럿 있겠지만 핵심은 팬이다. 경제적으로 부담하면서까지 제주 축구를 챙겨주신다. 팬들과의 소통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팬들이 스스럼없이 와서 인사도 건네주시고 쓴소리도 해주신다. 요즘은 건의도 직접 주곤 한다”고 미소 지었다.

구창용 대표가 제주SK 팬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제주SK 제공

제주는 스포츠를 통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가치 확산에 앞장서고 있다. 매년 제주의 상징을 디자인으로 담은 친환경 서드 유니폼을 발매했고, 제주도교육청·넥슨과 제주 체육의 발전을 위해 손을 잡기도 했다. ‘사회적기업 박람회’를 축구장에서 주관해 축구단이 고용노동부 장관상을 수상한 사례는 또 하나의 흥미 거리이다. 이어, 제주만의 문화도 조명하고 싶다던 구 대표는 “해녀층이 고령화됐다. 해녀 문화에 관심을 가져서 조금이라도 그분들에게 도움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변화와 혁신, 두려움 없는 도전을 추구하고자 하는 구 대표의 방향성에 따라 제주SK는 새로운 마케팅을 시도하고 있다. 지난 시즌에는 K리그 최초로 반려견과 함께할 수 있는 ‘멍멍 데이’를 개최해 화제가 됐다. 홈경기를 지역 축제와 연계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흑한우 축산물 박람회’, ‘수산물 할인전’을 주관하기도 했다. 

구 대표는 “제주SK가 주도적으로 협의해서 지역 축제를 운영한 사례다. 축제를 즐기면서 축구도 볼 수 있었다. 원정 팬들에게도 제주의 특산물을 알릴 수 있던 기회”라며 “수익도 올리고, 팬덤·관중을 늘릴 수 있었다. 직원들의 준비 과정을 보면서 감동받았다. 올해도 계속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또 “지난해 반려견과 축구를 함께 볼 수 있는 ‘멍멍 데이’를 개최했다. 올 시즌에는 ‘중립석’을 컨셉으로 마케팅을 시도하고자 한다”며 “제주 유니폼과 타 팀 유니폼을 입은 두 분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서, 축구팬들이 더 편하게 축구를 봤으면 한다. 축구팬 뿐만 아니라 관광객들이 많은 제주에 딱 맞는 정책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속 가능한 제주’를 만드는 것이 구 대표의 가장 큰 목표다. 구 대표는 “아직 한국 프로축구의 구조가 안정화됐다고 보기 어렵다. 결국 자생력을 확보하는 게 최대 과제다. 팬들을 많이 모시고, 거기에 힘을 받아서 스폰서도 유치해야 한다. 중계권료 현실화도 그렇고, 구단의 자립을 이룰 수 있는 마케팅도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창용 대표가 제주SK 어린이 팬들과 함께 경기를 관람하고 있다. 제주SK 제공

구 대표는 스페인 라리가,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등 유럽 선진 축구의 유스 시스템을 참고해 구단 운영에 반영하고자 한다. “누구나 생각하는 젊고 활기찬 팀을 구성하려 한다”던 구 대표는 “새롭게 리모델링한 유스 시스템 안에서, 유스 선수들이 제주SK의 핵심 자원으로 성장했으면 한다 그 선수들이 주요 팀들로 이적하는 등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되지 않나”라고 짚었다.

발전해 나가는 K리그에 뼈있는 조언도 건넸다. 구 대표는 ‘12팀 대상 1+2 강등 제도’를 언급하며 “리그가 막판까지 강등, 우승 경쟁을 하면서 흥행하는 부분이 있다. 다만 매번 우승을 도전할 수 없다. 때로는 선수단의 리빌딩, 세대 교체도 필요한데, 현 승강 제도에서는 그러기 쉽지 않다. 당장의 성적이 안 나오면 미래를 위한 투자보다 현실적으로 바라보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속 가능한 투자에 있어, 과도한 승강 경쟁은 개선 필요 요소이다. 미래에 투자하려 해도 팬들의 우려, 구단의 강등 걱정 등이 큰 부담이다. 그런 부분을 완화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구 대표는 “승강제가 완화된다면, 유소년 시스템을 발전시킬 수 있다. 지도자들도 지더라도 납득할 수 있는 재미있는 축구를 할 수 있을 것”이라며 “‘강등은 당하지 말고 재밌게 축구해라’는 성립하기 힘들다”고 우려했다.

끝으로 구 대표는 육지로 먼 원정 응원을 가는 제주 팬들에게 감사함을 표했다. 그는 “100~150분이 항상 육지 원정을 위해 비행기를 타고 넘어간다. 그들을 잘 모실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너무 감사한 분들”이라면서 “팬들을 위해서라도 ACL에 꼭 진출하고 싶다. 제주를 사랑하는 팬들과 함께 일본, 중동에 가서 더 큰 꿈을 펼치는 게 제 바람”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김영건 기자
dudrjs@kukinews.com
김영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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