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병원 닥터카, 교통사고 ‘간 파열’ 중증외상환자 살려

길병원 닥터카, 교통사고 ‘간 파열’ 중증외상환자 살려

6년간 121건 출동, 394건 의료지도 수행
인천권역외상센터, 매년 2000명 이상 치료

기사승인 2025-04-14 13:37:23
3월24일 가천대 길병원 닥터카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퇴원을 앞둔 환자 신모씨(가운데)와 이길재 외상외과 교수 등 의료진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가천대 길병원 제공

교통사고를 당해 간이 심하게 파열돼 목숨을 잃을 뻔한 환자가 ‘닥터카’의 활약으로 건강을 회복했다.

14일 가천대 길병원에 따르면, 60대 여성 신모씨는 지난 3월24일 오후 인천 계양구의 한 도로에서 교통사고를 당했다. 맞은편 차선에서 좌회전하던 버스와 신씨가 운전하던 차량이 정면으로 충돌한 것이다. 이 사고로 그는 가슴 부위 다발성 골절과 간이 심하게 파열되는 치명상을 입었다.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치료 가능한 인력과 시설이 부족했다. 해당 병원은 곧장 가천대 길병원 권역외상센터에 연락해 치료 가능 여부를 문의했다.

당시 당직 중이던 이길재 외상외과 교수는 환자가 이송 중 쇼크를 일으킬 수 있는 상황으로 판단하고 닥터카 출동을 결정했다. 닥터카는 ‘도로 위 외상센터로’ 2019년 인천광역시와 길병원이 전국 지자체 최초로 도입한 시스템이다. 이 교수는 닥터카 출발 전 해당 병원의 영상 자료를 전달받아 환자의 간 손상 정도를 확인하고, 신속한 지혈을 위해 응급색전술을 담당하는 황정한 영상의학과 교수를 호출했다. 이송을 시작하며 해당 병원엔 수혈과 중심정맥관 삽입을 요청했다.

길병원에 도착한 직후 신씨는 시술실로 옮겨져 색전술을 받을 수 있었고, 큰 후유증 없이 열흘 만에 퇴원했다. 이 교수는 “사고 당시 간의 절반 정도가 손상돼 출혈이 심했고, 조금만 시간이 지체됐다면 의식이 소실돼 쇼크에 빠졌을 것”이라며 “출혈성 중증 외상은 신속한 지혈이 가장 중요하다. 닥터카 시스템을 통해 소중한 생명을 살릴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닥터카는 지난 6년간 121건의 출동과 394건의 의료지도를 수행했다. 2022년엔 공장 근로자의 팔이 파쇄기에 끼는 사고가 발생해 닥터카로 출동한 길병원 외상팀이 현장에서 절단 수술을 갖고 환자의 목숨을 구한 바 있다. 길병원은 2011년부터 국내 최초로 ‘하늘 위 응급실’ 닥터헬기도 운영하고 있다. 

닥터카와 닥터헬기를 같이 두고 있는 길병원 인천권역외상센터는 2014년 전국 최초로 개소한 뒤 10여 년간 외상환자 치료에 매진하고 있다. 매년 약 2000명 이상의 환자를 치료하고 있으며, 중증도 점수(ISS) 15점을 넘어서는 환자는 연간 800명가량에 이른다. 인천권역외상센터의 예방가능사망률은 6%대로 전국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김우경 병원장은 “관계기관과 유기적으로 협조해 시민들의 생명과 건강을 지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신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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