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이 충청권에서 본격적으로 막을 올린 가운데, 이재명 후보가 ‘세종 대통령실 시대’를 선언하며 지역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는 임기 내 국회 세종의사당과 대통령 세종 집무실 건립을 핵심 공약으로 제시하며 “균형발전의 심장, 충청을 명실상부한 행정·과학 수도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충청은 국토의 중심이자 수도권과 남부권을 잇는 전략적 요충지”라며 “충청의 심장이 힘차게 뛰어야 대한민국 경제의 혈맥도 살아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종을 행정수도의 완성형으로, 대전을 세계적인 과학수도로, 충북은 미래산업의 중심지로, 충남은 한황해권의 거점으로 각각 육성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특히 세종시에 대해선 “사회적 합의를 바탕으로 국회 본원과 대통령 집무실의 세종 완전 이전을 추진하고, 현재 중단된 공공기관 이전도 조속히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세종으로의 행정수도 이전은 개헌 논의와도 맞물린 사안인 만큼 정치적 파급력도 크다는 평가다.
이외에도 충청 전역을 아우르는 첨단산업·관광·교통 개발 공약을 함께 발표했다. 대전·세종·충북·충남을 각각 인공지능·스마트행정·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의 거점으로 키우는 ‘충청권 첨단산업벨트’ 구축, 청주공항 확장과 수도권 내륙철도 연결, 대전 도심 철도 지하화 등도 포함됐다.
또한 서해안 해상교량 건설과 충북 내륙 힐링 관광지 조성 등 관광 활성화 계획, 보령·당진·태안의 화력발전소 부지를 태양광·풍력·그린수소 중심지로 전환하는 에너지 전환 구상도 내놓았다.
충청을 향한 이 후보의 전략은 단순한 지역 공약 차원을 넘어선다. 대선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해온 충청권 유권자들에게 강력한 메시지를 던지며, 이 지역을 승부처로 삼겠다는 전략적 판단이 깔려 있다. 실제로 과거 대선들에서도 충청의 표심은 판세를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작용해왔다.
이재명 캠프의 강훈식 총괄본부장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충청은 모든 대선에서 핵심 바로미터였다”며 “캠프 역시 충청을 가장 중요한 전략지역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당도 이러한 점을 고려해 충청을 첫 경선지로 선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충청권을 첫 순회 경선지역으로 정하고 권리당원을 대상으로 온라인 투표를 진행 중이다. 오는 19일 충북 청주에서 열리는 합동연설회를 통해 첫 지역 경선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다.
다만 세종의 완전한 수도화에는 여전히 헌법 개정이라는 현실적 제약이 존재한다. 이에 대해 이 후보는 이날 “행정수도 완성은 헌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으로, 국민적 공감대와 사회적 합의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고 설명했다. 현실적으로는 “현행법 내에서 가능한 조치부터 우선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