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무 경험 쌓으라더니 풀칠만…단순노동에 그친 청년 행정인턴 [쿠키청년기자단]

직무 경험 쌓으라더니 풀칠만…단순노동에 그친 청년 행정인턴 [쿠키청년기자단]

기사승인 2025-04-20 19:28:36
청년들의 직무 경험을 늘리겠다던 청년 행정인턴 사업이 짧은 기간과 전공과 무관한 단순 업무 배치로 인해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픽사베이

“직무 경험의 증가라기엔 청년 행정인턴들의 전공이나 장점을 살리지 못한 것 같아요.”

청년 행정인턴 사업이 한 달 이내의 짧은 기간과 낮은 직무 적합성으로 ‘직무 관련 경험의 증가’라는 사업 목적을 이루기 힘든 실정이다.

청년 행정인턴 사업은 행정안전부 산하 지역 주도형 청년 일자리 사업의 일종이다. 청년들의 직무 경험의 증가와 사회 진출 경력 제공이 해당 사업의 목적이다.

‘직무 경험’이라기엔 아쉬운 현실

서울시 송파구 청년 행정인턴 수료식이 지난 2월3일 송파구청에서 진행됐다. 이날 행사는 청년 행정인턴 참여자들이 조별로 진행한 송파구 정책 제안을 발표하는 구성이 포함됐다. 해당 발표에서 참여자들은 청년 행정인턴의 직무 경험 증가 부족에 대한 아쉬움을 밝혔다. 짧은 기간과 더불어 행정 인턴이라는 이름과 달리 직무 경험의 증가가 어렵다는 의견이다.

직무 경험 증대 부족의 아쉬움은 청년 행정인턴 사업의 짧은 기간과 연관이 있다. 지난 1월 초부터 약 20일간 송파구 청년 행정인턴에 참여한 김모(23)씨는 주민센터에서 근무했다. 김 씨는 “짧은 근무 기간에 대한 아쉬움이 컸다. 주민 센터 특성상 개인정보를 다루는 일이 많기 때문에 짧은 기간 근무하는 청년 행정인턴에게 주요 업무를 주지 못했을 것이라 생각은 한다.”면서도 “실제로 받은 업무는 칼질, 풀칠, 스티커 붙이기, 주소 쓰기, 등과 같이 단순 작업이 주였다. 업무 지시를 기다리다가 시간이 흐른 날도 많았다”고 전했다.

현실과 기대 사이, 전공과 동떨어진 업무

지난 1월 서울시 송파구 청년 행정인턴 사업에 참여한 정귀환(27)씨는 “영어 통번역 전공인 만큼 영어 관련 직무 경험을 기대하며 영어 도서관을 1순위로 지원했다”고 언급했다. 정씨는 “그러나 업무가 반납 도서 수거, 정리, 도서 정배열 등 누구나 할 수 있는 단순 작업이 많았다. 일반적인 인턴과는 거리가 있어 아쉬웠다. 청년 인턴들의 전공이나 장점을 살리지 못했다고 느꼈다. 직무 경험의 증가보단 사회 경험의 증가에 가깝다고 생각한다”라며 청년 행정인턴의 아쉬움을 토로했다.

청년 행정인턴 담당 부서에서 지원자에게 맞는 특정 분야의 일자리를 제공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청년 행정인턴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 또 다른 김모(21)씨는 “지원할 때 원하는 업무 장소를 적긴 한다. 그러나 선발 자체가 무작위로 이루어지고, 그 후에 원하는 업무 장소 순위에 따라 배정이 되는 형식이기 때문에 자신이 아예 적지 않은 업무지에 배정된 경우도 봤다.”며 청년 행정인턴 선발 시스템의 아쉬움을 언급했다. 

청년 행정인턴 만족도 조사. 설문조사 결과가 실제 만족도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게 많은 참여자의 공통된 지적이다. 

설문은 긍정적? 현장 목소리는 달라


청년 행정인턴 관계자 측이 느끼는 참여자들의 만족도는 어떨까. 한 지자체 일자리 지원팀은 참여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설문조사 지표에 따르면 청년 행정인턴 사업의 만족도가 높은 편이라고 전했다. 직무 경험에 대한 아쉬움의 목소리도 크지 않다는 반응이다. 또 다른 지자체 일자리 청년과 또한 참여자들의 반응에서 전반적으로 높은 만족도를 보인다고 전했다.

그러나 설문조사 결과가 실제 만족도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게 참여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설문 항목의 구체성이 떨어지고, 인턴 기간이나 직무에 대한 세부 만족도를 묻지 않아 한계가 있다는 의견이다. 행정인턴 참여자 김모씨는 만족도 조사에 대해 “(청년 행정인턴 사업에) 아쉬움이 있어도 설문조사로 표현하지 않았다. 질문이 매우 간소화되어 있었고, 개선 사항을 표현하기 어려운 형태”라고 말했다.
유현화 쿠키청년기자
hyeonhwa27@naver.com
유현화 쿠키청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