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운동을 매일 해서 기능성 티셔츠가 많이 필요한데, 아울렛보다도 열 배는 더 싸네요. 오늘 여러 장 사 가려고요.”
이번엔 3000원짜리 ‘기능성 티셔츠’다. 저가 화장품으로 소비자들의 주목을 받은 다이소가 브랜드와 협업한 티셔츠를 3000원~5000원 가격으로 출시해 또 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21일 서울의 한 다이소 매장에서 만난 김영수(51·가명)씨는 등산할 때 스포츠 티셔츠를 살펴보고 있었다. 매장을 찾은 김모씨는 “등산할 때 입으려고 보고 있다”며 “매장에 가서 사려면 비슷한 퀄리티의 옷을 3만원 넘게 주고 구매해야 하는데, 만져보니 원단도 나쁘지 않다. 여러 벌 사도 부담이 없는 가격이라 좋다”고 말했다.
다이소는 최근 르까프와 스케쳐스 등 스포츠 브랜드와 손잡고 기능성 반팔 티셔츠, 카라 티셔츠, 메시 티셔츠 등을 대거 출시했다. 가격대는 대부분 3000원에서 5000원 사이다. 시중 아울렛은 물론 온라인 쇼핑몰보다도 현저히 저렴한 수준이다. 티셔츠 외에도 기능성 양말(1000~2000원)도 선보였다.
다이소 매장 직원은 “스포츠 의류가 입고된 이후 일부 제품은 바로 품절되기도 했다”며 “40~50대 고객들이 제품을 많이 찾았다”고 설명했다.
최근 사정이 어려운 패션업계와는 반대되는 분위기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신세계인터내셔날, 한섬 등 국내 주요 패션기업 대부분은 지난해 매출이 역성장했다.
반면 지난해 다이소 의류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34% 증가했다. 지난 2023년 10월~2024년 1월 대비 2024년 10월~ 2025년 1월 이지웜(보온이너웨어) 매출 신장률은 약 48%로, 꾸준히 오르고 있다.
다이소에서 옷을 구매하는 고객이 늘어난 이유는 ‘가성비’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같은 브랜드의 옷이더라도 다이소 제품이 시중 가격과 큰 차이가 나는 이유는 3000원이나 5000원 같은 정해진 균일가에 원단 단가와 공임비 등을 맞추고, 대량 생산을 통해 원가를 절감한 뒤 박리다매 방식으로 유통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패션업계는 현재 초고가 vs 초저가 소비 양극화가 두드러지고 있다고 본다. 고물가로 인해 의류 소비를 줄이는 고객이 늘어나면서, 중간 가격대 브랜드는 고전을 면치 못하는 실정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명품 등 초고가 브랜드나 ‘가성비’를 내세운 저가 브랜드에만 소비가 집중되고 있다”며, “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 속에서 소비자들이 합리적인 가격대의 실용 의류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업계 전반의 불황과 맞물려, 당분간은 다이소뿐만 아니라 저가 의류 전반의 수요가 꾸준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다이소는 최근 저가 화장품, 건강기능식품, 리빙잡화 등으로 상품군을 다각화하며 유통업계 전반에 점점 더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