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생명의 올해 배당 가능성이 낮다는 전망이 나왔다. 자본 건전성 지표가 기준에 미치지 못했고, 규제 환경도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한국투자증권은 24일 리포트를 통해 한화생명의 자본여력비율(K-ICS)이 지난해 말 기준 163.6%로 배당을 위해 필요한 최소 기준인 170%에 미치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이는 2023년 말 대비 20.2%포인트(p) 떨어진 수치다.리포트를 작성한 홍예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2배로 낮아 평가가치(밸류에이션) 부담은 적지만, 자본비율과 배당가능이익에 대한 불확실성은 남아 있다”며 “재평가를 위해서는 올해 배당 재개 여부가 확인돼야 한다”고 평가했다.
홍 연구원은 또 “배당 재개를 위해선 한화생명의 K-ICS 비율이 170%를 넘고, 기본자본과 해약환급금준비금 규제 수준이 비교적 낮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금융당국이 검토하고 있는 기본자본 비율 규제가 높아지면 이익잉여금이 줄며 배당 여력은 줄어든다. 지난해 말 기준 한화생명의 기본자본비율은 73.8%로, 기본자본액은 9조6151억원이다.
보험업계의 배당 여건은 지난 2023년 새 회계기준인 IFRS17 도입으로 요구자본이 급증하면서 악화됐다. 이에 금융당국이 자본 규제를 일부 완화하거나 조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금융위는 지난해 K-ICS 비율이 200%를 넘는 보험사의 해약환급금준비금 적립비율을 현행 80%로 낮추고 해마다 10%p씩 기준을 완화하겠다고 밝혔다.
보험업계는 요구자본 부담을 덜기 위해 유상증자로 기본자본을 확대하기보다는 장기 부채를 관리하는 데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는 장기 부채를 줄여 요구자본이 줄어들면 주주가치를 떨어뜨리지 않고도 건전성 비율을 개선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한화생명은 중장기적인 기업 가치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장기 부채가 많은 업권 특성상 중장기적으로 보면 부채 관리로 금리 영향 등 리스크를 줄여 밸류업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업 경쟁력도 기대 요인으로 꼽힌다. 홍 연구원은 한화생명의 올해 보험손익이 전년 대비 23% 늘고 판매채널 경쟁력을 바탕으로 2100억원 규모의 신계약 보험계약서비스마진(CSM)을 확보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커버리지 기업 가운데 하락폭이 가장 작다는 분석도 긍정적이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생명보험사 주식 특성상 짧은 기간 안에 수익을 내려는 투자자는 많지 않다”면서 “저평가돼 있다 보니 밸류업을 위한 제도에 맞춰 조정하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