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자원공사, AI정수장으로 여는 초격차 물기술 [가치를 쌓는 장인기업⑪]

수자원공사, AI정수장으로 여는 초격차 물기술 [가치를 쌓는 장인기업⑪]

기사승인 2025-05-02 06:00:10
편집자주
디지털·자동화 시대의 한 가운데에서도 소비자들은 오히려 정성과 진심이 담긴 결과물에 더 높은 가치를 매깁니다. 이제 ‘장인정신’은 단순히 완벽한 제품을 파는 것을 넘어, 기업의 브랜드 철학과 지속 가능성을 담는 진정성의 키워드로 더욱 주목받고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도 바뀌지 않는, 축적된 시간의 힘을 믿는 장인기업의 성공 스토리와 최고의 제품에 담긴 경영철학을 들어봤습니다.

한국수자원공사가 운영하는 AI 자율운영 기술이 도입된 경기 화성시 매송면 소재 화성정수장 전경. 한국수자원공사 제공 

기후변화시대에 접어들어 AI(인공지능)와 디지털 기술을 융합해 혁신한 우리나라의 물 관리 시스템이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지난해 1월 세계경제포럼(WEF)에서 AI(인공지능)로 정수장을 자율 운영하는 화성 AI정수장이 글로벌 등대상을 받는 쾌거를 이뤘다.

글로벌 등대상은 4차 산업기술을 적용한 미래형 스마트 팩토리에 주어지는 상으로, 지난해까지 선정된 세계 132개 기업 중 한국에선 4개 기업의 사업장만 수상했다. 세계 물 기업 중에선 수자원공사가 유일하다.

화성 AI정수장은 기존 사람이 분석·판단해 운영하던 정수장을 빅데이터와 AI를 활용해 △자율운영 △에너지관리 △예지보전 및 지능형 안전관리가 융합된 스마트 정수장이다. 타 공장이 단위공정 자동화 및 오류감지를 주기능으로 하는 데 비해, 전체 공정에 AI를 적용해 사령탑 역할을 하는 복합적인 의사결정 모델을 구현하며 차별화했다는 평가다. 

기후변화에 의한 이상 수질을 감지해 정수 공정을 관리하고, 물 공급을 위한 펌프 운영에 전력을 낭비하지 않도록 에너지사용량을 최적관리 하는 등 실제 성과도 확인됐다. 수자원공사는 2024년 전체 43개 광역상수도 정수장에 AI 기술을 확대했으며, 향후 생성형 AI 시스템으로 고도화할 예정이다.

수자원공사가 이처럼 물 관리 시스템에 주력하는 이유는 물이 기후변화에 가장 취약한 분야인 데다 만국 공통의 난제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세계경제포럼은 향후 10년간 최대 리스크로 기상이변을 선정(2025 글로벌 리스크 보고서)했으며, GWI(글로벌웰니스연구소)는 미래 10년간 기후변화발 손실추정액 중 69%가 물 이벤트일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특히 물 소비가 많은 반도체 등 첨단산업은 안정적 용수공급이 선결 과제다. 2021년 세계 반도체 산업 연간 물 소비량(약 1억톤)은 인구 750만명인 홍콩의 물 사용량(약 1.2억톤)과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수자원공사는 AI정수장뿐만 아니라 한국이 초격차 물 기술 강국으로서 입지를 굳히도록 기술력과 공적개발원조 등 자본을 전략적으로 결합시켜 개발도상국 신시장에 한국형 초격차 물 기술 모델을 수출하는 등 기술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

또, 물 산업 벤처펀드(4668억원)를 활용한 창업 지원부터 기술이전, 실증 테스트베드 제공, CES 참가 등 해외 판로개척까지 기업의 성장 주기별 맞춤형 지원제도를 운영해 국내 혁신 물 기업 육성을 지원하고 있다. 나아가 우리 기업이 세계시장을 선점하는 데 유리하도록 한국형 AI정수장을 ISO 국제표준으로 제정하는 것을 추진 중이다. 

윤석대 수자원공사 사장은 “기후위기가 심화되는 가운데 물은 산업 안보의 핵심 자원이 됐으며, 이를 관리하는 첨단기술이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가 됐다”며 “수자원공사는 AI정수장 등 초격차 물관리로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며 기술패권을 확보하고, 이를 바탕으로 반도체를 잇는 신성장동력을 육성해 대한민국 산업의 역동성을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재민 기자
jaemin@kukinews.com
김재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