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래에셋증권의 올해 2분기 기업공개(IPO) 주관 실적에 제동이 걸렸다. 시장 최대어로 꼽히던 DN솔루션즈가 수요예측 부진을 이유로 상장 절차를 연기하면서 차질을 빚은 영향이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초 이후 전날까지 IPO 주관(합병 제외·대표주관 기준) 인수금액 1위는 3122억9858만원을 기록한 KB증권으로 확인됐다. 미래에셋증권은 1787억5672만원으로 2위를 차지하면서 리그테이블 선두 자리 탈환에 실패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들어 서울보증보험, 대진첨단소재, 위너스, 모티브링크, 데이원컴퍼니, 미트박스 등의 상장 대표 주관사를 맡았다. 이는 국내 증권사들 가운데 가장 많은 주관 건수에 해당한다.
인수금액별로 살펴보면 서울보증보험이 907억6800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대진첨단소재(240억3000만원), 미트박스(190억원), 모티브링크(181억2300만원), 위너스(144억5000만원), 데이원컴퍼니(123억8500만원) 순이었다.
KB증권은 올 1분기 최대어인 LG CNS 상장 공동대표 주관을 맡은 점이 IPO 실적에 큰 비중을 차지했다. LG CNS 상장에 따른 인수금액만 2638억7800만원에 달한다. 이외에도 삼양엔씨켐(198억원), 아이에스티이(148억2000만원), 심플랫폼(138억원) 등을 대표 주관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이달초 KB증권을 뛰어넘을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시장에서 시가총액 4조원 이상으로 추정된 글로벌 공작기계 제조기업 DN솔루션즈(구 두산공작기계)의 공동 대표주관사로 선정되면서 공모가액 6만5000원 기준으로 약 2963억원의 인수금액 성과가 가시화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DN솔루션즈는 지난달 30일 상장을 철회했다. 최종 공모가 확정을 위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했으나, 해외 기관들의 참여가 저조해 흥행에 실패한 탓이다. 이에 따라 미래에셋증권이 1위를 탈환할 기회도 사라졌다.
미래에셋증권은 연내 2개 이상의 대형 IPO 주관을 통해 선두 자리를 탈환하겠다는 계획이다. 통상 시장에서 대형으로 분류되는 IPO가 기업가치 1조원 이상인 점을 고려하면, KB증권을 뛰어넘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해석된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최근 대형주들의 IPO가 다소 주춤하지만, 올해 2개 이상의 추가적인 대형 IPO가 계획되어 있어 반등의 기회가 있을 걸로 생각된다”라며 “이와 별개로 최근 IPO 시장은 유통물량이 적은 중·소형주 위주로 좋은 모습을 보여 성장성이 좋은 중소·중견 기업 위주로 상장하는 전략을 가져가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대형 IPO와 별도로 중·소형주 공략은 뷰티 브랜드 달바글로벌 주관으로 시작할 전망이다. 일명 승무원 미스트인 ‘퍼스트 스프레이 세럼’ 상품이 주력인 달바글로벌의 공모 희망가는 밴드 하단 5만4500원에서 상단 6만6300원이다. 전날 공시된 달바글로벌 투자설명서 기준으로 상장 시 미래에셋증권은 356억4300만원의 인수금액 실적을 달성하게 된다.
증권가에서는 5월 대어급 매물이 사라진 상황 속에 달바글로벌을 높게 평가한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달바글로벌은 국내 화장품 관련주 흥행 분위기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특히 IPO 과정에서부터 공모 청약에 참여하는 주주들에게 제공하는 주주우대 서비스를 준비 중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