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서정진 “美 약가 인하·의약품 관세, 위기 아닌 기회…연매출 5조 문제없어”

셀트리온 서정진 “美 약가 인하·의약품 관세, 위기 아닌 기회…연매출 5조 문제없어”

“중간 유통 구조 단순화로 바이오시밀러에 이득”
관세 부과 대비 2년치 재고 비축…현지 CMO 구축
“美 공장 설립 신중히 검토…빠르게 실행 가능”

기사승인 2025-05-15 14:16:41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15일 온라인 간담회를 열고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의약품 정책에 따른 영향과 대응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셀트리온 유튜브 채널 갈무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의약품 약가 인하 행정명령과 관세 부과 움직임이 글로벌 제약 시장을 압박하고 있는 가운데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위기가 아닌 기회”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연초 목표로 했던 매출 5조원 달성에는 “문제가 없다”고 단언했다.

서 회장은 15일 온라인 간담회를 통해 트럼프 행정부 약가 인하 정책이 회사에 미치는 영향, 미국 관세 변화에 대한 회사의 준비 상황 등을 소개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의약품의 가격을 대대적으로 인하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미국의 처방약급여관리업체(PBM)를 중심으로 유통구조를 개선해 약가를 최대 90% 인하하는 내용이다. 이와 함께 미국에 수입되는 의약품에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이르면 다음 주 중 25%의 관세 부과가 예상된다.

이러한 조치로 제약업계에선 미국에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를 수출·판매하는 셀트리온이 타격을 입을 것이란 우려가 제기됐다. 이에 대해 서 회장은 “미국 의약품 정책에 영향을 받을 한국 제약바이오 기업이 거의 없는데도 불구하고 과도한 공포가 형성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정부의 약가 인하 정책이 오히려 셀트리온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약가 인하 행정명령의 요지는 미국 약이 다른 국가보다 비싸므로 이를 낮추겠다는 것”이라며 “셀트리온은 미국에서 저렴한 바이오시밀러를 중심으로 사업을 하고 있어 약가 인하에 따른 영향을 받을 게 없다”고 강조했다.

또 “미국에서 바이오시밀러는 오리지널 의약품의 WAC(도매구매가격) 대비 약 90% 할인된 상태에서 시작하므로 향후 미국에서 가격이 더 내려갈 일도 없을 것”이라며 “저렴한 바이오시밀러 가격 혜택이 환자와 의사에게 돌아가는 게 아니라, PBM 등 중간 유통상이 가져가는 구조이기 때문에 트럼프 행정부가 중간 유통구조를 개선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에서 신약으로 판매 중인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짐펜트라’(램시마SC)의 경우 약가 인하 정책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일부 영향이 있겠지만, 자사 사업 중 짐펜트라의 점유율은 큰 편이 아니다”라고 했다.

의약품 관세 정책과 관련해선 내년 말까지 크게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서 회장은 “셀트리온은 미국에 15~21개월치 재고를 갖고 있어 어떤 발표가 나오든 최소한 내년 말까진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셀트리온 의약품은 한국에서 원료의약품 생산 후 미국·유럽에서 완제의약품 생산 공정이 이뤄지는데, 미국에서 300만 바이알 상당의 완제의약품 CMO(위탁생산) 계약이 돼 있다는 설명이다. 서 회장은 “필요 시 다른 회사와 계약해 600만 바이알을 확보할 수 있어 이미 CMO 관련 준비는 완료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유럽이 바이오시밀러 허가 간소화 등 친 바이오시밀러 정책을 추진하고 있고, 신약 개발도 순항 중인 만큼 안정적으로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 셀트리온의 올해 달성 매출 목표는 5조원이다. 서 회장은 “올해 매출 목표 달성에는 문제가 없다”면서 “적어도 4조6000억~7000억원으로 5조원 범위 내 매출이 나올 것”이라고 피력했다. 

현지 생산 거점 구축 가능성에 대해선 “신중히 검토 중”이라면서도 이미 후보 부지 조사와 수익성 분석을 마친 상태라고 했다. 서 회장은 “미국에 공장을 짓는 데 2조원이 들지만, 득실이 명확해지면 빠르게 실행할 수 있다”고 답했다.

셀트리온은 오는 2030년까지 총 23개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이어 2033년까진 총 34개 제품, 2038년 40개 제품을 확보할 방침이다. 서 회장은 “ADC(항체약물접합체) 항암제 등 2035년까지 13개 신약 프로젝트의 임상 진입을 목표로 순항 중”이라며 “바이오시밀러 품목이 다양해지고 신약 개발이 계획대로 진행 중인 만큼 미래 성장성이 크다”고 기대했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신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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