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오르면 폐업 고려… 자영업자 28.8% “이미 한계 상황”

최저임금 오르면 폐업 고려… 자영업자 28.8% “이미 한계 상황”

기사승인 2025-06-26 10:03:19
쿠키뉴스 자료사진 

자영업자 10명 중 6명(63.4%)는 올해 경영상황이 지난해 대비 악화됐다고 응답했으며, 절반(50.0%)은 현재의 최저임금(2025년 최저시급 1만30원)이 이미 경영에 많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한국경제인협회는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자영업자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5 자영업자 경영환경 인식조사’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현재의 최저임금 수준이 경영에 부담된다고 응답한 비중을 업종별로 살펴보면, △숙박·음식점업 64.2% △도‧소매업 51.9% △교육서비스업 50.0% △제조업 48.4%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내년 최저임금의 적정 인상률에 대한 질문에 자영업자들은 ‘동결’(44.2%) 해야 한다는 응답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서 △1%~3% 미만(21.2%) △인하(15.0%) △3%~6% 미만(10.2%) 순으로 나타났다. 내년 최저임금을 ‘동결’해야 한다는 응답 비중을 업종별로 살펴보면, ‘숙박‧음식점업’(59.3%)이 가장 높았으며, 이어서 △도·소매업(44.9%), △건설·부동산 등 기타(42.7%) 순으로 조사됐다.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 시 고용에 미치는 영향을 묻는 질문에 자영업자의 65.0%는 현재도 이미 고용여력이 없다고 응답했으며, 최저임금을 △1%~3% 미만 인상 시 7.4% △3%~6% 미만 인상 시 9.4%가 고용을 포기하거나 기존 직원 수를 줄이는 것을 고려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최저임금이 얼마나 인상되면 판매가격을 인상할 것이냐는 질문에 자영업자 3명 중 1명(31.2%)은 현재 최저임금 수준에서도 이미 판매가격 인상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답했으며, 최저임금을 △1~3% 미만 인상 시 22.8% △3~6% 미만 인상 시 20.4%가 판매가격 인상을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경협은 보고서를 통해 “최근 곡물, 축산물 등 원재료 가격의 급격한 상승으로 외식업계, 도‧소매업계의 비용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최저임금 인상은 자영업자의 고용 여력을 더욱 약화시킬 수 있으며, 이러한 재정적 부담이 판매가격 인상으로 전가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내수침체 장기화로 매출이 지속적으로 부진한 데다, 원자재비와 인건비 등 각종 비용 부담까지 가중되면서 일부 자영업자들은 극심한 경영난에 직면한 것으로 보인다. 

자영업자의 월평균 소득 수준을 살펴보면, 자영업자 3명 중 1명(30.4%)은 최저임금(월 209만6270원, 주40시간 근로 기준) 수준도 못 버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서 △250만원 이상 300만원 미만(20.4%) △최저임금 수준 이상 250만원 미만(18.8%) △350만원 이상 400만원 미만(11.6%) 순으로 나타났다. 

폐업을 고려하게 되는 최저임금 인상률을 묻는 질문에 대해 자영업자 28.8%는 이미 한계상황이며, 최저임금을 △1~3% 미만 인상할 경우 9.6% △3~6% 미만 인상할 경우 11.6%가 폐업을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영업자들은 현행 최저임금 제도와 관련해 개선이 시급한 과제로 △경제상황 등을 고려한 인상률 제한(24.2%) △업종별·지역별 최저임금 차등적용(21.6%) △사용자 지불능력 등 최저임금 결정기준 보완(15.1%) 등을 지목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식료품 물가 상승과 내수 침체 장기화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경영여건이 크게 악화된 상황에서 최저임금을 급격히 인상할 경우, 초단시간 근로자 증가와 고용 위축 등 노동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영세사업장의 경영 부담을 덜고 민생경제의 활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올해 최저임금 결정에 있어 사업주의 지불 능력, 고용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재민 기자
jaemin@kukinews.com
김재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