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덕엔 기업을, 한강변엔 생태를”…이수희 강동구청장, 도시 재설계 본격화 [쿠키인터뷰]

“고덕엔 기업을, 한강변엔 생태를”…이수희 강동구청장, 도시 재설계 본격화 [쿠키인터뷰]

재건축·산업·생태 품은 ‘그랜드 디자인’
공공시설·문화·교육까지 생활 인프라 전면 재편

기사승인 2025-07-05 15:30:03
지난달 30일 서울 강동구 고덕비즈밸리에서 만난 이수희 강동구청장. 곽경근 기자

“강동은 더 이상 단순한 주거지가 아닙니다. 재건축과 도시계획, 산업과 문화가 어우러진 기대 이상의 도시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이수희 강동구청장은 지난달 30일 고덕비즈밸리 한싹 신사옥 사무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서울 동남권의 핵심 거점으로 도약하기 위해 도시를 전면적으로 재설계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선 8기 마지막 해를 앞둔 그는 도시계획부터 생활 인프라, 산업·일자리 정책에 이르기까지 구정 과제를 하나씩 짚어갔다.

강동구는 서울 최대 재건축 단지인 올림픽파크포레온의 준공과 입주를 지난해 말부터 시작했다. 그는 취임 직후 공사 중단 사태 해결을 위해 TF를 꾸리고 서울시·시공사·조합과 협의를 주도했다. 그는 “행정은 민간의 발목을 잡아서는 안 된다”며 “사전에 충분히 준비하고 조율하는 것이 구청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올림픽파크포레온의 입주율은 96%를 넘었다. 명일동 재건축도 같은 방식으로 점검과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강동구는 이 과정을 백서로 기록해 향후 다른 재건축의 참고자료로 삼을 계획이다.

대규모 입주로 생활 인프라 수요도 빠르게 늘고 있다. 그는 “새 아파트 단지는 커뮤니티 시설이 잘 갖춰져 있지만, 원도심과의 격차를 줄이려면 공공시설과 도시계획이 함께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땅은 한정돼 있고, 인구 증가에 따른 수요는 계속 늘고 있다”며 “도시 전체를 아우르는 ‘그랜드 디자인’을 수립해 균형 잡힌 발전의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청장이 말하는 ‘그랜드 디자인’은 양재대로·천호대로를 중심으로 천변 생태축과 도심을 잇고, 고덕·상일동을 문화·교류의 거점으로 만드는 전략이다.

지난달 30일 서울 강동구 고덕비즈밸리에서 만난 이수희 강동구청장. 곽경근 기자

도시의 미래를 이끌 경제 거점으로 고덕비즈밸리도 주목받고 있다. 이곳은 서울에 본사를 두려는 기업들의 관심을 끌며 성장하고 있다. 그는 “요즘 젊은 세대는 직장이 멀면 퇴사를 고민할 정도”라며 “교통 불편을 줄이기 위해 9호선 연장과 버스 노선 확충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입주 기업과 상생 협약을 맺어 청년 채용과 창업 공간 제공 등 사회적 기여 모델도 구상 중이다. 이 청장은 “단순히 기업을 유치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힘주어 말했다.

친환경 정책은 강동구의 도시 경쟁력을 높이는 또 다른 축이다. 그는 “환경은 선택이 아니라 의무”라며, 한강변 암사초록길과 생태공원을 연계해 시민들이 자연을 일상에서 느낄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전했다. “화려하진 않지만, 날 것 그대로의 생태가 살아있는 공간”이라는 그의 말처럼 암사초록길은 역사공원과 한옥마을, 골목상권을 잇는 ‘도시형 녹지축’으로 확장될 예정이다.

강동구 내 자원순환센터도 단순한 쓰레기 처리 시설을 넘어서 어린이와 청소년이 환경 문제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교육 공간으로 변모하고 있다. 이 청장은 “아이들이 음식물 쓰레기가 처리되는 과정을 눈으로 보고 냄새를 맡아보는 경험도 중요하다”며 “때로는 충격을 주는 것이 교육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문화와 교육 분야도 새롭게 바꾸고 있다. 20년 넘게 이어진 여성 대상 평생학습 프로그램을 3040세대 중심의 재테크·심리·예술 교육으로 개편해 참여층을 넓혔다. 그는 “사람들이 듣고 싶은 주제를 다루면 자연스럽게 참여가 이어지기 마련”이라며 “프로그램을 기획할 때 최신 트렌드를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숲속도서관의 일요일 개방 등 공공시설 운영 시간 개선도 검토 중이다. 특히 “앞으로 주 4.5일제가 시행되면 공공시설 수요가 더 커질 수 있는데,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청장은 행정 철학에 대해 “구청장의 한마디는 주민에게 희망이 될 수도, 헛된 기대가 될 수도 있다”며 “반드시 지킬 수 있는 약속만 하고 사심 없이 결정하는 것이 책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강동구를 “살기 좋은 그 이상의 도시”라고 표현했다. “처음 강동에 오신 분들이 ‘생각보다 훨씬 살기 편하다’고 말씀하는데, 그 만족감이 행정이 추구할 가장 큰 가치”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아이를 볼 때마다 떠오른다는 문장 ‘Bigger than you think(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크다)’를 언급하며 “강동도 그런 도시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이예솔 기자
ysolzz6@kukinews.com
이예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