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 차세대 디지털키 솔루션 확대…“2030년 車통신부품 매출 1.5조 목표”

LG이노텍, 차세대 디지털키 솔루션 확대…“2030년 車통신부품 매출 1.5조 목표”

기사승인 2025-07-16 08:00:03
LG이노텍 직원이 차세대 디지털키 솔루션을 시연하고 있다. LG이노텍 제공 

전장·광학·기판 등 전자부품 제조기업 LG이노텍이 ‘차세대 디지털키 솔루션’ 시장을 선점해 2030년까지 차량통신부품 사업부문 연 매출 1조5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LG이노텍은 지난 15일 서울 강서구 마곡 본사에서 출입기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차세대 디지털키 솔루션 기술 설명회에서 “LG이노텍의 독보적인 무선통신 기술이 집약된 혁신 부품인 차세대 디지털키 솔루션을 통해 2030년까지 글로벌 NO.1을 목표로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디지털키는 차량과 연결된 스마트폰을 이용해 차 문을 열고 잠그거나 시동을 거는 무선통신 기술로, 실물 키를 별도로 소지할 필요가 없어 도난 위험이 적다. 최근 카셰어링, 렌터카 등 차량 공유 산업이 성장하며 디지털키 시장은 올해 6000억원 규모에서 2030년 3조3000억원 규모로 5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시장 트렌드를 빠르게 읽은 LG이노텍은 지난 2017년 디지털키 모듈 개발에 뛰어들어 2019년 차량용 ‘디지털키 모듈’을 선보인 바 있다. 이후 제품의 성능을 지속 고도화해 탑승자의 안전 및 편의성을 대폭 강화한 2024년 차세대 디지털키 솔루션을 개발하면서 디지털키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LG이노텍은 5G 통신 모듈, 차량용 AP 모듈과 함께 LG이노텍 전장부품사업의 핵심 축인 차량통신(Connectivity) 사업의 주력 제품으로서 차세대 디지털키 솔루션 연구개발(R&D)을 확대하고 있다.

유병국 전장부품사업부장(전무)은 이날 환영사에서 “차세대 디지털키 솔루션은 LG이노텍의 독보적인 무선통신 기술이 집약된 혁신 부품으로서 차별적 고객가치를 제공할 것”이라며 “오는 2030년까지 글로벌 No.1을 목표로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15일 서울 강서구 LG사이언스파크에 위치한 LG이노텍 마곡 본사에서 개최된 ‘차세대 디지털키 솔루션 기술 설명회’에서 배성준 편의제어통신S/W개발팀장이 솔루션 시연을 하고 있다. LG이노텍 제공 

스마트폰 안 꺼내도 차량 다가가면 웰컴 사인 ‘깜빡깜빡’, 차 문 ‘스르륵’
 
이날 LG이노텍은 차세대 디지털키 솔루션의 다양한 기능을 직접 시연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디지털키가 탑재된 스마트폰을 뒷주머니에 넣은 시연자가 차량과 5m 떨어진 구간에 들어서자, 디지털키가 활성화되면서 차량 옆 설치된 모니터에 운전자를 환영하는 웰컴(welcome) 문구가 떴다.

이날 시연을 맡은 배성준 편의제어통신S/W개발팀 팀장은 “고객의 요구에 따라 차량 조명을 깜빡이게 하거나, 사이드미러가 자동으로 펼쳐지게 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웰컴 기능을 구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LG이노텍의 차세대 디지털키 솔루션이 있다면 트렁크문을 열기 위해 양손 가득 든 장바구니를 바닥에 내려놓고 버튼을 누르거나 스마트폰을 꺼낼 필요가 없다. 트렁크 밑 부분에 달린 ‘킥(Kick) 센서’ 주변에 발을 갖다 대면, 디지털키를 소유한 운전자의 킥 모션(Kick motion)이 감지되면서 트렁크 문이 자동으로 열리는 구조다. 디지털키가 활성화되면 차량 문도 자동으로 여닫을 수 있다. 특히 차량 앞쪽에 다가서면 프론트 도어가 열리고, 뒤쪽에 가야지만 백도어가 열리는 방식이다. 

배 팀장은 “사용자와 차량 간 물리적인 거리를 정확하게 측정하는 기술은 이미 기존 상용화된 제품에 적용돼 있지만, 스마트폰을 안주머니나 가방에 넣으면 상황이 달라진다”며 “주머니에 들어있는 스마트폰의 인식 거리가 줄어들거나, 스마트폰이 실외가 아닌 실내에 있는 것으로 판단해 디지털키가 활성화되지 않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LG이노텍의 차세대 디지털키 솔루션은 이 같은 업계 난제를 해결한 제품으로 업계에서 각광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15일 서울 강서구 LG사이언스파크에 위치한 LG이노텍 마곡 본사에서 개최된 ‘차세대 디지털키 솔루션 기술 설명회’에서 (왼쪽부터) 김홍필 Connectivity사업담당(상무), 김형근 전장마케팅담당, 남형기 Connectivity개발실장이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LG이노텍 제공 

고정밀 3D 측위 알고리즘, 위치 정확도 30% 이상 개선

LG이노텍의 차세대 디지털키 솔루션은 BLE(Bluetooth Low Energy, 저전력 블루투스) 뿐 아니라 광대역폭 주파수를 활용하는 무선통신 기술인 UWB(Ultra-Wideband, 초광대역)를 결합한 제품이다. 이를 통해 전파 방해에 취약한 BLE의 단점을 보완하고, 해킹 등 보안 리스크도 최소화했다.

남형기 Connectivity개발실장은 “여기에 회사가 3D 좌표를 학습한 AI를 활용해 자체 개발한 고정밀 3D 측위 알고리즘을 추가로 적용, 스마트폰의 위치를 10cm 이내 오차 범위로 정확히 탐지해 낸다”고 설명했다. 기존보다 정확도가 30% 이상 개선되면서 LG이노텍의 차세대 디지털키 솔루션은 업계 최고 수준의 위치 정확도를 자랑한다고 부연했다.
 
남 실장은 “예를 들어 기존 제품이 20~30cm 거리에서부터 차량 도어 개폐 기능이 작동해, 차량 뒤쪽에 갔는데 프론트 도어가 열리는 상황과 같은 오작동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었다면, LG이노텍의 차세대 디지털키 솔루션은 사용자가 차량 도어 10cm 이내에 있을 때만 해당 기능이 활성화되도록 설계돼, 엉뚱한 문이 열리거나 측위 오류로 디지털키가 활성화되지 않는 상황 등이 사라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같은 위치 정확도 구현을 위해 LG이노텍은 AI를 활용해 차량 모델별 최적화된 3D 측위 알고리즘을 개발·튜닝했다”며 “AI 활용 덕분에 알고리즘 개발 기간 단축은 물론, 개발에 투입되는 리소스도 50% 이상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LG이노텍 직원이 차세대 디지털키 솔루션의 ‘아동 감지(CPD, Child-Presence-Detection)’ 기능을 시연하고 있다. LG이노텍 제공 

자체 개발 레이더(Radar) 추가 탑재…아동 감지 등 다양한 부가기능 제공
 
LG이노텍은 차세대 디지털키 솔루션에 자체 개발한 레이다(Radar)를 추가 장착해, 안전과 편의성을 높인 다양한 부가기능을 고객에게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차량에 남겨진 ‘아동 감지(CPD, Child-Presence-Detection)’ 기능이 대표적이다. 아이의 움직임 또는 호흡을 레이다가 즉시 감지한 뒤, 운전자 스마트폰에 실시간으로 알람을 보내는 원리다.
  
미국 안전보장회의(National Security Council) 통계에 따르면, 2024년 미국에서만 차량에 홀로 남겨진 아동 39명이 일사병으로 목숨을 잃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사고가 잇따르자 미국과 유럽에서는 차량 내 CPD 기능 탑재를 본격 법규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유럽의 자동차 안전 평가기관인 유로 NCAP(The European New Car Assessment Programme)은 올해부터 CPD 기능을 탑재한 차량에 가점을 부여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유로 NCAP 최고 평가인 별 5개를 확보하지 못하면 유럽 내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받을 수밖에 없는 만큼, 완성차 업체들의 CPD 기능 채용은 지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차세대 디지털키 솔루션에 탑재된 CPD 기능은 문이 잠긴 차량에 홀로 남겨진 6세 이하 아동의 미세호흡을 감지해 10초 만에 운전자에게 알람을 보낸다. 유로 NCAP은 아동의 탑승여부를 감지해 15초 안에 알람을 보내는 기능을 평가 기준으로 세우고 있다. 

남 실장은 “기존 CPD 장치는 좌석 중량의 변화로 아동의 탑승여부를 감지했던 만큼, 아동의 무게와 비슷한 가방을 올려놓으면 이를 아동으로 인식해 알람을 잘못 보내는 경우가 잦았다”며 “LG이노텍의 디지털키에 장착된 CPD는 레이더를 통해 성인과는 또 다른 아동 특유의 미세호흡을 감지하기 때문에 정확도가 매우 높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차세대 디지털키 솔루션에는 강제로 차 문을 여는 행위를 할 때 즉각 알람이 전송되거나, 후방 충돌 방지, 안전벨트 미착용 경고 알람 등 다양한 부가서비스 구현이 가능하다.

LG이노텍의 ‘차세대 디지털키 솔루션’. LG이노텍 제공 

업계 가장 작은 사이즈, 높은 호환성 앞세워 글로벌 완성차 고객 확대

차세대 디지털키 솔루션은 명함 한 장보다 작은 사이즈다. 고객 요구사항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통상 차량 한 대에 디지털키 솔루션 6개가 탑재된다.

RF(Radio Frequency, 무선 주파수) 소자, 파워 블록 소자 등 BLE, UWB 무선통신 지원을 위한 60여 개 부품과 모듈, 그리고 자체적으로 개발한 소프트웨어까지 모두 하나의 솔루션에 담아낸 것이 특징이다. 이를 통해 설계 디자인 자유도 제고 등 차별적 고객가치를 제공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와 더불어 글로벌 디지털키 표준화 단체인 ‘카 커넥티비티 컨소시엄(CCC, Car Connectivity Consortium)’의 최신 표준을 따라 국가, 지형, 차종에 관계없이 사용이 가능하며, iOS,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는 물론 다양한 스마트폰 모델과의 호환성을 높였다.

김홍필 Connectivity사업담당은 “지난해에만 국내외 14개 차종에 탑재될 디지털키 솔루션을 수주했으며, 북미·유럽 완성차 고객을 대상으로 활발한 프로모션을 진행해 수주를 더욱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이를 통해 디지털키 시장을 리딩하는 선도 기업으로서 입지를 확고히 해 하겠다”고 밝혔다.
김재민 기자
jaemin@kukinews.com
김재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