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의 기술 총집약”…진화한 ‘차세대 디지털키 솔루션’ 살펴보니 [현장+]

“LG이노텍의 기술 총집약”…진화한 ‘차세대 디지털키 솔루션’ 살펴보니 [현장+]

- ‘문 열고 닫고, 시동 걸고’를 넘어, 차량용 토탈솔루션으로
- 차량 문·유리 사이 10cm 오차범위 내 위치 구분 초정밀화
- 2027년 이후 상용화 목표, “2030년까지 글로벌 NO.1 될 것”

기사승인 2025-07-16 08:00:07
LG이노텍 직원이 차세대 디지털키 솔루션의 ‘아동 감지(CPD)’ 기능을 시연하고 있다. LG이노텍 제공 

디지털키 역할을 하는 스마트폰을 주머니에 넣고 차량으로 다가가니 정확히 어느 문 앞에 서 있는지 위치가 파악되고 문이 열린다. 스마트폰 하나로 차량에 타 있는 아동의 상태, 차량에 가해진 물리적 충돌에 대한 알람을 확인할 수 있다. 3.0 버전에서 진화한 차세대 디지털키 솔루션 기능의 일부분이다.

LG이노텍은 지난 15일 서울 강서구 마곡 본사에서 출입기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차세대 디지털키 솔루션’ 기술 설명회에서 미래 디지털키 시장을 이끌 청사진에 관해 설명했다.

차세대 디지털키 솔루션은 문혁수 사장 체제에서 LG이노텍이 신성장동력으로 꼽은 전장사업 부문(통신)의 전략 아이템으로, 문을 열고 잠그거나 시동을 거는 등 이미 상용화돼 있는 디지털키 분야를 확장해 스마트폰 하나로 차량용 토탈솔루션을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한다.

이를 위해 지난 2017년부터 디지털키 모듈 개발에 나선 LG이노텍은 2019년 1.0세대 차량용 디지털키 모듈을 선보인 바 있다. BLE(Bluetooth Low Energy, 저전력 블루투스)와 NFC(Near-Field Communication, 근거리 무선통신)를 기반으로 한 1.0세대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차량 디지털키의 모습이다.

이날 발표자로 나선 남형기 Connectivity개발실장은 “1.0세대는 BLE 신호를 증폭해 차량을 해킹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었다”며 “이에 2.0세대에선 광대역폭 주파수를 활용한 무선통신 기술 UWB(Ultra-Wideband, 초광대역)를 접목해 정확도는 물론, 해당 스마트폰이 아니면 접촉을 차단해 보안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지난 15일 서울 강서구 마곡 본사에서 열린 ‘차세대 디지털키 솔루션’ 기술 설명회에서 남형기 Connectivity개발실장이 LG이노텍의 디지털키 핵심 경쟁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재민 기자 

LG이노텍이 추구하는 3.0세대, 즉 차세대 디지털키 솔루션은 차량 개폐, 엔진 가동, 리모트 컨트롤 등 기존 디지털키 기능의 효율·보안을 높이면서도, UWB와 레이다를 활용해 아동 감지, 핸즈프리 트렁크 작동, 안전벨트 감지, 도난 방지 등 다양한 고객 경험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이날 제품 시연 공간에 배치된 차량에 디지털키가 탑재된 스마트폰을 들고 접근하자 미리 준비된 모니터에 사용자의 위치가 실시간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킥센서(kick-sensor)를 접목하면 버튼을 누르거나 스마트폰을 작동하지 않아도 사용자 위치에 따라 트렁크 또는 앞문 등이 열리게 된다. 

제품 시연을 맡은 배성준 편의제어통신S/W개발팀장은 “명함보다 작은 디지털키 센서가 통상 차량 앞쪽과 뒤쪽에 각각 2개씩, 내부에 2개씩 총 6개 탑재돼 정확도를 크게 높였다”며 “사용자와 차량 간 물리적 거리를 정확히 측정하는 기술은 이미 상용화된 제품에 적용돼 있지만, 스마트폰이 주머니에 있든 가방에 있든 관계없이 높은 정확도를 갖고 있는 점이 LG이노텍 솔루션만의 특장점”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배 팀장의 설명처럼 스마트폰의 위치가 차량의 안과 밖, 10cm 미만의 차체 사이를 두고 정확하게 감지돼 생활편의를 높인 점이 눈에 띄었다. 이는 LG이노텍이 핵심 경쟁력으로 꼽는 ‘고정밀 3D 측위 알고리즘’에 따른 것이다.

지난 15일 서울 강서구 LG사이언스파크에 위치한 LG이노텍 마곡 본사에서 개최된 ‘차세대 디지털키 솔루션’ 기술 설명회에서 배성준 편의제어통신S/W개발팀장이 솔루션 시연을 하고 있다. LG이노텍 제공 

남 실장은 “일상에서 스마트폰이 주머니에 있거나 백팩에 있을 때가 있고, 또 차량의 문이나 유리를 기준으로 안과 밖을 구분해 내는 것은 디지털키 분야에 있어 오작동을 줄이는 데 핵심요소”라며 “회사가 3D 좌표를 학습한 AI를 활용해 자체 개발한 고정밀 3D 측위 알고리즘을 적용, 기존 대비 정확도를 30% 이상 개선했으며 이는 글로벌 기업 2~3곳만이 보유하고 있는 고도의 기술력”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LG이노텍은 시연 차량에 남겨진 유아 모형의 더미를 통해 차세대 디지털키 솔루션이 강조하는 아동 감지(CPD, Child-Presence-Detection) 기술도 시현했다. UWB+레이다를 통해 아동의 호흡이나 움직임을 감지해 문을 닫고 약 10초 후 아동 감지 알람이 스마트폰에 전달됐다. 

CPD 기술은 북미·유럽에서 주목하는 대표 기술 중 하나다. 미국 안전보장회의(National Security Council)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만 차량에 홀로 남겨진 아동 39명이 일사병으로 목숨을 잃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북미·유럽에선 차량 내 CPD 기능 탑재를 법제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남 실장은 “기존 CPD 장치는 좌석 중량의 변화로 아동의 탑승여부를 감지했던 만큼, 아동의 무게와 비슷한 가방을 올려놓으면 이를 아동으로 인식해 알람을 잘못 보내는 경우가 잦았지만, LG이노텍 디지털키에 접목한 CPD는 레이다를 통해 아동 특유의 미세호흡을 감지해 정확도를 높였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차량용 디지털키 시장은 올해 6000억원 규모지만 약 5년 뒤인 2030년에는 3조3000억원 규모로 단기간 내 5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LG이노텍 역시 차세대 디지털키 솔루션의 상용화 시점을 2027년 이후로 보고 있는 만큼 미래 시장 개척을 위한 과제도 뒤따른다.

이날 발표자로 나선 김홍필 Connectivity사업담당 상무는 3.0세대 개발 및 기술수준 고도화에 따른 가격 경쟁력과 관련된 질문에 “차량 형태에 따라 접목되는 솔루션의 개수도 다르고 여러 복합적 기술이 적용되면서 기술장벽이 매우 높은 제품인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제품이 완성되는 과정에서 공정 최적화나 원가 절감 방안을 동반하고, 고객사와의 소통을 통해 충분히 원가 및 가격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지난 15일 서울 강서구 LG사이언스파크에 위치한 LG이노텍 마곡 본사에서 개최된 ‘차세대 디지털키 솔루션’ 기술 설명회에서 (왼쪽부터) 김홍필 Connectivity사업담당(상무), 김형근 전장마케팅담당, 남형기 Connectivity개발실장이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김재민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 세계 각국을 상대로 관세 전쟁을 펼치는 가운데, 북미·유럽 시장을 공략할 예정인 LG이노텍의 관세 대비책을 묻는 질문에 김 상무는 “해외 및 대륙별 생산기지를 다수 보유하고 있어 중장기적으로 고객 요구사항에 따라 현지생산 또는 국내생산 등을 고민하고 있고, 결국 고객사와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라 생각한다”며 “다만 관세 정책이 현재 큰 변동성을 갖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당사에 미칠 영향에 대해 상시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차세대 디지털키 솔루션의 현재 수주 진행상황과 향후 확장성을 묻는 질문에 남 실장은 “지난해 디지털키 관련 첫 수주를 따냈고 올해 추가 성과를 위해 북미·유럽 완성차 기업들과 접촉하고 있어, 올해 말 또는 내년에 유의미한 결과가 나올 수 있다”며 “향후 UWB의 측위 정확도와 레이다 기능을 활용해 자율주차 등으로 고객경험을 확대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유병국 전장부품사업부장(전무)은 환영사를 통해 “차세대 디지털키 솔루션은 5G 통신 모듈, 차량용 AP 모듈과 함께 당사 전장부품사업의 핵심 축인 차량통신(Connectivity) 사업의 주력 제품”이라며 “이를 토대로 오는 2030년까지 글로벌 NO.1, 차량통신부품사업 연 매출 1조5000억원의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재민 기자
jaemin@kukinews.com
김재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