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오리온도 몰랐다”…수출 이력 없는 오감자, 호주서 리콜 조치

[단독] “오리온도 몰랐다”…수출 이력 없는 오감자, 호주서 리콜 조치

기사승인 2025-07-24 17:30:43 업데이트 2025-07-24 17:32:17
오리온 리콜 대상 제품. 호주·뉴질랜드 식품기준청

국내 식품업체 오리온이 제조한 것으로 표시된 스낵 ‘오감자’가 호주에서 리콜됐다. 알레르기 유발 성분이 포장지에 제대로 표기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문제는 해당 제품이 오리온의 공식 수출품이 아니라는 점이다. 수출 이력이 없는 제품이 현지에 유통되면서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호주·뉴질랜드식품기준청(FSANZ)은 지난 23일(현지시간)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Oh Gamja 95g’과 ‘Oh Gamja BBQ Flavor 136g’ 제품에 대한 리콜 공지를 게시했다. 

리콜 사유는 성분 표시 누락이다. FSANZ에 따르면 Oh Gamja 95g 제품에는 밀, 대두, 우유, 갑각류, 연체류가 포함돼 있다. BBQ맛 제품에는 땅콩까지 추가 성분으로 들어 있다. 이들 알레르기 유발 물질은 포장지에 표시돼 있지 않았다.

FSANZ은 알레르기 반응 우려가 있다며, 해당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에게 섭취 중단을 권고하고 제품을 구입처에 반품할 경우 전액 환불을 받을 수 있다고 안내했다.

FSANZ는 “해당 제품은 밀, 대두, 우유, 갑각류, 연체류, 땅콩 등에 알레르기가 있는 소비자에게 위해가 될 수 있다”며 “건강 문제가 우려되는 소비자는 의사의 진료를 받으시기 받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리콜 공지에 따르면 해당 제품은 현지 유통사 ‘Samyang (AUS) Pty Ltd’ 명의로 유통됐다. 제조사는 한국의 오리온(Orion Corp)으로 표기돼 있다. 하지만 오리온 측은 “문제가 된 제품은 자사에서 수출한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전문가는 K-푸드 수요가 커지는 상황에서, 제조사 차원의 정보 제공이 소비자 신뢰를 높이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봤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K-푸드에 대한 글로벌 수요가 커지면서, 제품을 정식 수입하지 않고 무분별하게 들여와 판매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며 “개인업자들이 파는 제품까지 소비자들이 공식 제품으로 오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제조사 차원에서 자사 홈페이지 등을 통해 ‘공식 유통 국가’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할 필요가 있다”면서 “영어권, 스페인어권, 중화권 등 언어별로 공지해두면 브랜드 신뢰도를 지키는 데도 도움이 되고, 문제가 생겼을 때 소비자 혼란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국가마다 식품 관련 법규가 다르고, 표시·성분 기준도 제각각이라 제조사 입장에서는 통제 범위를 벗어난 ‘역직구’나 개인 반입 유통을 완전히 막긴 어렵다”면서도 “어디까지가 정식 유통이고, 어디부터는 비공식 경로인지에 대한 기준을 명확히 안내해 두는 것이 향후 대응에도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예솔 기자
ysolzz6@kukinews.com
이예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