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올랐나” 공매도 급증에 ‘신고가 행진’ 증권株 주춤

“너무 올랐나” 공매도 급증에 ‘신고가 행진’ 증권株 주춤

미래에셋증권, 공매도 순보유잔고 업권 최다

기사승인 2025-07-25 06:00:07
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 연합뉴스

이재명 정부의 증시 활성화 정책에 힘입어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증권주의 상승세가 꺾였다. 공매도 잔고가 급증하며 하락에 베팅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 상장된 대표 증권업 기업들로 구성된 KRX 증권 지수는 이달초 1419.19로 마감한 뒤 전날 종가 기준 1390.80로 2% 하락했다. 지난달 월간 수익률 27.90%와 비교하면 투자 심리가 급변한 셈이다.

개별 종목의 7월 하락폭은 더욱 두드러진다. 일례로 미래에셋증권은 이달초 2만1300원에서 전날 1만9660원에 거래를 마쳐 7.69% 급락했다. 이는 증권주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의 하락세다.

앞서 증권주들은 이재명 정부의 증시 활성화 정책에 힘입어 지난 6월부터 급등세를 이어왔다. 기업 지배구조 개선과 소액주주 권익 보호를 위한 상법 개정안이 공표됐으며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담은 개정안도 잇따라 발의된 영향이다. 

이에 따라 이달 초만 해도 증권주들은 대부분 신고가를 경신했다. 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을 보면 지난 11일 한국금융지주, NH투자증권, 키움증권, 교보증권, 한화투자증 , 현대차증권, 유안타증권, 다올투자증권, LS증권, 부국증권 등이 장중 52주 최고가를 기록했다.

그러나 신고가를 경신한 직후 증권주들은 내림세로 급격히 전환했다. 대표적으로 KRX 증권 지수는 지난 15일부터 전날까지 8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나타냈다.

이같은 흐름의 배경에는 공매도 순보유잔고 급증이 꼽힌다. 지난 21일 기준 유가증권시장 증권업종 공매도 순보유잔고 금액은 3189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6월2일 기록된 1291억원 대비 147% 급증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코스피 공매도 순보유잔고는 6조8884억원에서 9조5328억원으로 38.39% 증가에 그쳤다.

개별 종목으로 보면 미래에셋증권의 공매도 순보유잔고 금액이 1861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메리츠금융지주(731억원), 키움증권(664억원), 한국금융지주(233억원), NH투자증권(199억원), 신영증권(115억원), 삼성증권(95억원), 한화투자증권(79억원), 대신증권(54억원), 유진투자증권(50억원) 순이다. 

공매도는 투자자가 보유하지 않은 주식을 증권사 등에서 빌려 매도한 다음 주가가 내리면 저가에 다시 매수하는 매매 전략을 말한다. 공매도 순보유 잔고는 투자자가 빌려온 주식을 매도하고 남은 수량이다. 해당 잔고가 증가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주가 하락을 예상하는 투자자 비중이 높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투자업계는 증권업종 주가가 급등한 점에서 조정에 대비하는 움직임이 나타난 것으로 분석한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KRX 증권 섹터 공매도 잔고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라며 “주주환원과 수익 확대 등 기대감으로 주가가 급등함에 따라 공매도 잔고도 동반 상승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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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