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병기 공정위원장 후보 “경제력 남용 기업집단 엄단할 것”

주병기 공정위원장 후보 “경제력 남용 기업집단 엄단할 것”

기사승인 2025-09-05 15:20:31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국회방송 캡처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가 “혁신적인 기업은 키우고 불공정한 착취와 사익편취를 위해 경제력을 남용하는 기업집단은 엄단하겠다”고 강조했다.

주 후보자는 5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 모두발언에서 “선발 선진국과 경쟁하기 위해 창의적인 혁신과 건강한 기업가 정신으로 충만한 시장시스템으로 업그레이드해야 한다”며 이와 같이 말했다.

그는 “대한민국은 명실상부한 경제 선진국으로 자리매김했지만, 시장 시스템과 개별 기업의 소유·의사결정 구조의 선진화는 아직도 큰 숙제로 남았다”며 “소수 대기업집단 경제력 집중 문제, 대·중소기업간 불균형 성장 등으로 구조적 불평등이 심화하고 시장 시스템의 혁신 역량은 쇠퇴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 후보자는 시장시스템 업그레이드를 위한 4대 정책을 언급했다.

먼저 그는 “혁신적 중소벤처기업이 성장하고 소상공인이 경제적 자유를 누리는 상생의 기업생태계를 만들겠다”며 “기술탈취 등 중소·벤처기업의 성장기반을 훼손하는 불공정 관행을 근절하고 경제적 약자의 협상력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이어 “한국 경제의 주력 대기업과 중견기업들이 혁신에 집중하도록 기업집단 내 사익편취, 부당지원 등 나쁜 인센티브에 대한 감시의 고삐를 단단히 죄겠다”며 기업집단 규율 확립 방안을 제안했다.

온라인 플랫폼 시장과 관련해서는 “입점 사업자를 보호하고 거래질서를 공정화하기 위한 규율체계가 마련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서민과 약자를 위해서는 “불공정거래로 인한 중소기업, 소비자의 피해가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구제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소비자 권익 침해를 예방하고, 적극적인 권리 행사를 보장해 소비자 주권을 확립하겠다”고 강조했다.

이후 주 후보자는 각종 세금·과태료 지연납부에 대한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의 질의에는 “지연 납부는 실수였고 지연이 확인되면 바로 납부했다”며 “한 번도 납세 의무를 피하려고 의도적으로 어떤 판단을 했던 적은 없다. 항상 저는 법과 국민의 의무를 다한다는 원칙으로 살아오려고 노력했다”고 해명했다.

또 미국의 통상 압력 탓에 빅테크 기업의 독과점을 규제하는 독점규제법 추진은 당장 어렵다는 뜻을 드러냈다. 다만 빅테크의 시장 착취는 앞으로 계속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다른 국가와 힘을 합쳐 대응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방향성을 언급했다.

주 후보자는 “통상 협상이 너무나 중요한 이슈이기 때문에 독점규제 플랫폼법을 과감하게 추진하기는 어려운 여건”이라며 “어제 앤드류 퍼거슨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 위원장도 한국에 와서 ‘사전 규제’를 하면 안 된다는 주장을 명시적으로 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독과점 규제와 관련해 빅테크 기업이 독점적인 지위를 활용해 다른 시장 참여자들을 착취하는 행위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국제기구를 통한 글로벌 협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다빈 기자
dabin132@kukinews.com
이다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