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수회담으로 시험대 오른 장동혁 정치력…“실속 아쉬워”

영수회담으로 시험대 오른 장동혁 정치력…“실속 아쉬워”

민생경제협의체 합의…여야 대표 ‘첫 악수’
野 관계자 “회동 분위기 좋았는데…국정감사 앞두고 의제 설정 부족”

기사승인 2025-09-09 06:00:25 업데이트 2025-09-09 06:34:00
이재명 대통령(가운데)과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오른쪽)이 8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오찬 회동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정치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장 대표는 ‘여야 대통령 오찬’과 ‘단독 회담’에 참여해 민생 부문에 대한 협력을 피력했지만, 내란특별재판부와 검찰 개혁에 대해 속도 조절을 했다. 당내에서는 회동 분위기는 좋았으나 의제 설정이 아쉽다는 평가가 나왔다.

장 대표는 8일 여야 대통령 오찬과 단독 회담에서 민생 경제 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합의했다. 여야와 이재명 대통령은 단순한 협의체 형식을 넘어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힘을 모으기로 했다. 해당 협의체는 공통 공약을 중심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8일 ‘회동결과 공동 브리핑’을 통해 “여야 대표는 민생 경제 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했다. 자세한 구성에 대해 실무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협의체는 장 대표가 제안하고, 이재명 대통령이 적극 수용해 성사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여당에게 더 많이 양보해 달라고 했다. 여야 공통 공약을 중심으로 야당이 제안하고 여당이 응답하는 형태”라며 “(이 대통령은) 야당의 성과이자, 여당의 국정 성공이라는 말을 했다”고 설명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장 대표가 이 대통령과 가진 단독 회담에서 △교육부 장관 후보자 인사 △특검 수사 중 여당의 CCTV 열람 △정치보복 수사 정지 △ 특검연장·내란특별재판부·대법관 증원 △검찰 해체 시도 △내란몰이·야당탄압 등에 대해 짚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장 대표의 제안에 대해) 이 대통령이 만인의 투쟁으로 번져선 안 되며, 정치의 사법화를 우려한다는 메시지를 냈다”고 덧붙였다.

박 수석대변인은 “이 대통령이 내란특별재판부 설치와 특검법 거부권에 대해선 구체적인 답을 주지 않았다”며 “정부조직법은 정부 주도로 이뤄지는 만큼 야당의 의견을 듣고 진행하겠다는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여야 지도부 오찬 회동에 참석한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박 수석대변인은 ‘끝없는 내란 몰이’ 발언에 관해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필요하다면 만나겠다고 밝혔기 때문에 정치 복원 측면에서 바로 잡히지 않겠나”라며 “야당으로서 할 수 있는 얘기를 다 했고, 이 대통령이 귀담아듣겠다는 말을 했다”고 강조했다.

또 ‘주기적 영수회담’ 가능성에 대해 “정례화는 아니지만, 필요하다면 얼마든 만남을 요청할 예정이고, 이 대통령도 거기에 맞춰 회담하겠다고 했다”며 “현안이 생겼을 때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언제든 제안하겠다”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이날 일정에 참석한 장 대표의 분위기는 좋았지만, 의제 설정이 부족했다는 의견이 있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날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정무적이거나 이념적인 부분을 말했으면 서로 얼굴을 붉혔을 것”이라며 “상황에 맞춰 잘 얘기는 했지만, 정책적 의제를 제대로 얘기했어야 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누구나 아는 부분을 비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국정감사를 앞둔 상황”이라며 “외교 분야에서 주목하는 관세, 공공기관 이전 후 방향성 등 키워드가 될 만한 얘기를 해야 했다. 여당 대표와 악수를 하는 등 분위기는 좋았어도 실속은 부족했다”고 덧붙였다.

임현범 기자
limhb90@kukinews.com
임현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