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준 부산시장 "동남권투자공사 설립, 명백한 대통령 공약 파기"

박형준 부산시장 "동남권투자공사 설립, 명백한 대통령 공약 파기"

국무회의서 동남권투자공사 설립 언급
"부산 시민 여망 팽개치는 처사"
"투자공사 형태, 이미 실패한 모델"

기사승인 2025-09-17 15:40:45
박형준 부산시장 페이스북 갈무리.

이재명 대통령 대선 공약인 동남권투자은행이 투자공사 형태 설립으로 방향을 튼 가운데 박형준 부산시장이 "대통령 공약 파기이자 부산시민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박형준 시장은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재명 정부가 산업은행 부산 이전을 백지화하고 동남권산업투자공사를 설립하기로 했다고 한다"며 "이것은 부산 시민의 오랜 여망을 팽개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박 시장은 "산업은행 부산 이전은 노무현 대통령의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공공기관 이전 정책에 뿌리를 두고 있다"며 "민주당 지도부가 정략적인 이유로 외면하지 않았다면, 진작에 실현되었을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산업은행 부산 이전이 중요한 이유는 지역의 산업구조 전환과 신산업 육성에 메기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산업은행이 이전되면 AI데이터센터 등 지역에 투자하겠다는 빅테크 기업이 줄을 서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은 후보 시절 산은 이전 대신 동남투자은행을 공약했고, 저는 산은 이전을 백지화하고 동남투자은행을 만드는 것은 '고래를 참치와 바꾸는 격'이라고 했다. 그런데 어제 국무회의에서는 동남투자은행도 아닌 동남권투자공사를 설립하기로 결정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투자공사 형태는 과거 한국정책금융공사의 사례에서 보듯이 이미 실패한 모델"이라며 "정부가 신속한 재원 마련을 이유로 투자공사를 택했다고는 하지만 여러 가지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박 시장은 "부산시가 이미 정부에 계속 문제점을 지적하며 산은 이전이 아니라면 그에 버금가는 역할을 할 투자은행이어야 함을 강조했음에도 정부가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은 도저히 납득이 되지 않는다"며 "이미 실패한 적이 있고 다시 실패할 가능성이 높은 모델을 고집하는 이유가 무엇이냐. 밥상은 못차리겠으니 떡이나 하나 먹고 떨어지라는 것이냐"고 꼬집었다. 

아울러 "이재명 대통령은 '지속 성장과 발전을 위해 국가균형발전은 이제 선택이 아닌 운명'이라고 했다"며 "산은 부산 이전을 백지화한데 이어 투자은행조차 아닌 투자공사를 설립하겠다는 것이 과연 이러한 발언에 부합하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박 시장은 "325만 부산시민은 날림 부실 금융기관을 원치 않고 산업은행 이전을 원한다"며 "투자공사는 산업은행 이전과 함께 쓸 수 있는 보조수단일 뿐이라는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고 했다.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은 전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동남권투자은행 설립은 어떻게 돼가고 있냐"는 이 대통령의 질문을 받고 "투자은행 얘기도 있고 공사 얘기도 있는데 일단은 동남권투자공사로 정리를 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전 장관의 설명을 들은 뒤 "그럼 그렇게 하시죠"라고 말했다.

손연우 기자
syw@kukinews.com
손연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