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뉴욕서 ‘CEO 인베스터 데이’ 개최…전동화 기술로 글로벌 위기 돌파 선언

현대차, 뉴욕서 ‘CEO 인베스터 데이’ 개최…전동화 기술로 글로벌 위기 돌파 선언

기사승인 2025-09-19 09:43:38
호세 무뇨스 현대자동차 대표이사(CEO) 사장이 '2025 현대차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발표하고 있다. 현대차 제공 

현대자동차가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복합 위기를 전동화 기술력으로 정면 돌파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현대차는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더 셰드(The Shed)’에서 사상 처음 해외에서 ‘CEO 인베스터 데이’를 열고 중장기 전략과 재무 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행사에는 글로벌 투자자, 애널리스트, 신용평가사 담당자 등이 참석했으며, 온라인 생중계도 병행됐다.

현대차는 전기차 캐즘(수요 둔화)과 관세 부담 등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전 영역의 전동화 라인업을 강화한다는 전략을 밝혔다. 2030년까지 하이브리드 차량 라인업을 18종 이상으로 확대하고, 유럽·중국·인도 등 지역 맞춤형 전기차, EREV(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 차세대 수소전기차를 순차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이를 통해 2030년 글로벌 판매 555만대 중 60%인 330만대를 친환경차로 채운다는 목표다.

글로벌 생산기지도 대폭 확충된다. 미국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HMGMA)는 2028년까지 생산능력을 50만대로 늘리고, 인도 푸네공장은 내년부터 가동해 25만대를 담당한다. 울산 신공장은 전기차 연 20만대 생산 체제로 내년 초 문을 연다. 현대차는 이들 거점을 포함해 2030년까지 총 120만대의 추가 생산능력을 확보해 판매 성장을 뒷받침할 방침이다.

브랜드 전략도 강화된다. 고성능 브랜드 현대 N은 2030년 연간 판매 목표를 10만대로 잡고 라인업을 7종 이상으로 확대한다. 럭셔리 브랜드 제네시스는 올해 누적 판매 100만대를 돌파하며 톱 10 프리미엄 브랜드로 자리매김했고, 2030년까지 연간 35만대 판매를 목표로 한다. 제네시스는 하이브리드·EREV 신차와 함께 모터스포츠 참여로 브랜드 가치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현대차는 북미 시장을 겨냥한 특화 전략도 내놨다. 2030년 이전 중형 픽업트럭을 출시하고, 전기 상용밴·수소트럭 등 상용차 라인업을 확대한다. 또한 웨이모와 자율주행 기술 협업, GM과의 공동개발, 아마존 오토스를 통한 온라인 판매 등 현지 기업과의 협력을 강화하며 시장 경쟁력을 높인다.

재무 전략도 공격적이다. 현대차는 2026~2030년 5년간 연구개발, 설비투자, 전략투자에 총 77조3000억원을 투입한다. 이는 지난해 계획보다 7조원 늘어난 규모다. 특히 미국 투자는 15조3000억원으로 확대해 생산·로보틱스 생태계 구축에 집중한다. 현대차는 이를 통해 2030년 연결 기준 영업이익률 8~9%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CEO는 “현대차는 글로벌 판매 확대, 다각화된 포트폴리오, 현지화된 운영체계 등을 바탕으로 글로벌 톱 3 자동차 그룹으로 자리 잡았다”며 “불확실성의 시기를 또 한 번 극복하고 미래 모빌리티 회사로 거듭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수지 기자
sage@kukinews.com
김수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