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전산망 마비…與 “수습 먼저” vs 野 “대통령 사과·장관 경질”

국가전산망 마비…與 “수습 먼저” vs 野 “대통령 사과·장관 경질”

민주당 “수습 전방위 지원, 野 초당적 협력 요청”
국민의힘 “李, 행안장관 경질·대국민 사과하라”

기사승인 2025-09-27 16:21:18
27일 대전 유성구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전산실 창문이 화재로 깨져 있다. 정부 전산시스템이 있는 국정자원에서 무정전·전원 장치(UPS)용 리튬이온배터리 화재가 발생해 정부 전산 서비스가 대규모로 마비됐다. 연합뉴스

대전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화재로 국가전산망 대규모 마비 사태가 발생한 가운데, 여야가 사태 해법을 놓고 극명한 시각차를 드러냈다. 여당은 ‘선(先)수습’을 위한 초당적 협력을 요청했지만, 야당은 “과거 사태의 교훈을 잊은 인재”라며 행안부 장관 경질과 이재명 대통령 사과를 촉구했다.

민주당 “수습 전방위 지원, 野 초당적 협력 요청”

백승아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27일 브리핑을 통해 “대전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로 인해 정부 전산시스템에 심각한 장애가 발생하여 국민들의 일상생활에 큰 불편이 초래됐다”며 “정부는 국민 여러분께 사과드리며, 범정부 차원의 신속한 복구와 투명한 소통을 약속하고 총력을 다해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국정자원 화재는 전날 오후 8시20분 5층 전산실에서 리튬배터리가 폭발하면서 발생했다. 소방당국은 10시간여 만인 이날 오전 6시30분 큰 불길을 잡고, 연기를 빼내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번 사고로 우체국 금융·우편 등 총 647개 업무시스템이 멈춘 상태다.

백 원내대변인은 “민주당은 정부와 함께 국민 불편을 최소화하고 사고 수습을 위해 전방위적으로 지원하겠다”며 “화재 사고의 철저한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실질적 대책 마련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도 강조했다. 이어 “국민의힘을 비롯한 야당의 초당적 협력을 요청드린다”고 했다.

지도부는 당 차원의 지원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당) 사무총장(조승래)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간사(윤건영)에게 정부가 만전의 대책을 세우도록 당 차원의 지원대책을 긴밀히 협의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李, 행안장관 경질·대국민 사과하라”

반면 국민의힘은 이번 사태에 대해 “명백한 인재”라면서 사고 원인 규명과 함께 관련자에 대한 문책이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예견된 재난을 막지 못해 안타깝다”며 “카카오 먹통 사태에서 충분히 이런 교훈을 얻고 대비할 수 있었던 부분”이라고 일갈했다.

이어 “민간 먹통 사태에서 이미 그것을 경험했고 국가 전산망에 대해서도 재난 시 복구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얘기했지만 그게 되지 않아 이번에 이런 사태까지 오게 됐다”며 “우리가 정보기술(IT) 강국이라 얘기할 수 있는지 다시 한번 되돌아봐야 한다”고 꼬집었다. 

재난 대비 매뉴얼 전면 개선에 나서겠다는 방침도 내놨다. 조용술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국민의힘은 사고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재난 대비 매뉴얼 전면 개선을 추진하겠다”며 “무엇보다 반복되는 전산망 붕괴 사태에 대한 책임을 끝까지 물어 관련자에게 엄중히 문책이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했다. 

윤홍중 장관의 경질 및 이재명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를 요구하는 주장도 나왔다. 나경원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2023년 11월 행정망 마비 사태 당시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책임자인 이상민 행안부 장관을 경질하고 대통령이 직접 대국민 사과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며 “본인들 주장처럼 행안부 장관을 경질하고 대통령이 대국민 사과부터 하고 이 모든 사태를 수습하라”고 했다.  

주진우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역대급 재난 상황인데 항상 이런 일에는 이 대통령이 안 보인다”며 “이 대통령은 과거 본인이 내뱉은 말대로 대국민 사과하고 윤 장관을 즉시 경질하길 바란다”고 했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
최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