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추리, 토요타에서 독립한다… ‘Japan Pride’ 앞세운 브랜드 선언 [현장+]

센추리, 토요타에서 독립한다… ‘Japan Pride’ 앞세운 브랜드 선언 [현장+]

기사승인 2025-10-29 10:32:40 업데이트 2025-10-29 11:13:08
토요타자동차가 '센추리'를 독립 브랜드로 분리한다고 29일 밝혔다. 김수지 기자 

토요타자동차가 자사 최고급 플래그십 모델 ‘센추리(Century)’를 독립 브랜드로 분리한다고 밝혔다. 1967년 첫 출시 이후 토요타 브랜드 아래 운영돼 온 센추리가 57년 만에 단일 럭셔리 브랜드로 승격되는 것이다. 

토요타자동차는 29일 개막한 ‘2025 재팬 모빌리티 쇼(Japan Mobility Show)’에서 토요타 아키오 토요타자동차 회장은 “센추리는 더 이상 토요타의 한 모델이 아니다”라며 “일본의 마음, 즉 Japan Pride(일본의 자존심)를 세계에 발신하는 브랜드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아키오 회장은 토요타 기이치로 토요타자동차 창업자의 말을 직접 인용하며 “단순히 자동차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일본인의 머리와 손으로 일본에 자동차 공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1930년대 일본은 “일본인은 자동차를 만들 수 없다”는 평가를 받을 만큼 산업 기반이 부족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기이치로는 종전 3개월 후 ‘자동차협의회’를 설립하며 “민주주의 자동차 공업 국가를 건설해 평화 일본의 재건과 세계 문화에 기여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센추리는 이러한 흐름 속에서 탄생했다. 개발을 총괄한 인물은 토요타 최초의 주임 엔지니어 나카무라 켄야였다.

토요타 아키오 토요타자동차 회장. 김수지 기자 


최고급차 개발이 무모하다는 비판이 많았던 당시, 나카무라는 “전통은 뒤따라오는 것이다”라며 “지금까지 없던 새로운 고급차를 만들자”고 말하며 프로젝트를 밀어붙였다. 그는 엔지니어들과 함께 공장의 기숙사에 머물며 1년 이상 밤샘 작업을 지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센추리에는 일본 전통 요소가 적극적으로 반영됐다. 엠블럼에는 새 봉황 문양이 적용됐고, 시트에는 일본 전통 직물인 니시진 직물이 사용됐다. 기이치로의 아들이자 2대 회장인 토요타 쇼이치로는 생전 센추리를 ‘평생의 차’로 사용했다. 

아키오 회장은 센추리 브랜드를 선언하며 “센추리는 단순한 이름이 아니다”며 “일본에서 다음 100년을 만드는 도전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봉황 엠블럼과 관련해 “봉황은 세계가 평화로운 시대에만 모습을 보이는 전설의 새다. 센추리는 세계의 평화를 바라는 마음이 담긴 차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센추리를 하나의 브랜드로 독립시킨 이유에 대해 “센추리는 토요타의 브랜드 중 하나가 아니라, 일본의 마음(Japan Pride)을 전하는 브랜드”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번 브랜드 분리를 토요타가 센추리를 통해 롤스로이스·마이바흐 등과 경쟁하는 럭셔리 전략을 본격화하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김수지 기자
sage@kukinews.com
김수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