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기업 경쟁력, ‘준법 문화’에 달렸다 [WORK & PEOPLE]

AI 시대 기업 경쟁력, ‘준법 문화’에 달렸다 [WORK & PEOPLE]

기사승인 2025-11-05 15:48:55
이자연 중앙인사노무법인 공인노무사·부대표


글로벌기업 준법 부서와의 협업 경험

10년 전 한 글로벌 기업으로부터 준법(Compliance) 프로그램 협업 제안을 받았었다. 해당 기업은 전 세계 각국에 흩어져 있는 지사를 통해 국가별 또는 지역별 노동법이나 노동 규제에 관한 주요 이슈들을 종합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었기에, 필자가 받은 제안은 한국의 노동법과 주요 현안에 관한 리서치 결과를 제공하는 것이었다. 준법 감시라는 개념조차 생소했었던 필자는 그때의 경험을 통해 글로벌 기업 경영 체계에서 준법 관리를 얼마나 중요시하고 있는지 처음 체감하게 되었다. 

ESG 경영의 등장과 준법 관리의 확대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는 기업들에게 준법 관리의 중요성은 두 번 말할 필요조차 없는 중요한 주제다. 특히 ESG(Environmental, Social, Governance) 경영이 부상하면서 준법의 영역에는 ESG의 핵심인 환경규제, 인권 보호, 투명한 지배구조의 개념들이 중요한 경영요소로 녹아들게 되었다. ESG 경영이 기업의 시장 경쟁력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면서, 구글이나 MS, 삼성전자 등은 앞다투어 ESG와 관련된 준법 위험들을 사전 감지 및 대응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분명하게 드러난다.

특히 글로벌 기업들에게는 각국의 다른 법률 체계나 규제 체계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 지역별 준법 전담 조직을 운영하거나, 지역의 준법 이슈들을 중앙으로 취합하여 임직원 대상 교육에 활용하고, 조직문화에 녹여내는 활동을 게을리할 수가 없다.

강력한 준법 문화 조성의 필요성 : AI

지금의 준법 관리는 단순한 규제 준수의 형식적 수준에 그쳐서는 안 된다. 글로벌 기업의 준법 전략은 조직 전반적인 영향을 고려하여 구축되어야 하며, 고객과 투자자나 벤더기업 또는 정부 감독기관과의 신뢰 형성에 영향을 주는 주요 요소이면서 기업에 형성된 준법 문화 수준이 곧 그 기업 제품에 대한 구매력으로 연결되기도 한다. 

문제는 많은 기업들이 중요 경영상 의사결정을 위해 AI를 적극 활용하고 있으나, AI 활용이 확산할수록 소위 ‘책임 있는 활용’에 대한 요구가 높아진다는 것이다. AI 도입으로 인하여 데이터 프라이버시에 대한 문제나 보안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것은 물론이고, AI 오용이나 허위 정보 또는 편향적 결과치에 대해 사회적 우려도 커지고 있다. EU는 2024년도부터 AI Act를 발효하여 단계적으로 시행 중이기도 하다.

이러한 기술인프라의 변화 속에서 AI 활용에 대한 윤리적 기준을 강력하게 수립하고 이를 조직 구성원들 의식 속에 내재화시킬 필요가 있다. 즉, 강력한 준법 문화 조성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효과적인 준법이란 결국 조직 문화로의 내재화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글·이자연 노무사
중앙인사노무법인 부대표
주한외국기업연합회(KOFA) HR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