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방파제’ 된 한동훈…與 총공세 野 침묵 이유는

‘내란 방파제’ 된 한동훈…與 총공세 野 침묵 이유는

김용민 “비상계엄 당시 韓 보호해”…한동훈 “민주당, 계엄 당시 상황 거짓말”
與, 국민의힘 내란정당 강경 비판…野, 추경호 구속영장에 ‘내란몰이’ 반발
김철현 “韓, 민주당 내란정당 문제 걸림돌…野 침묵은 장동혁·한동훈 관계 영향”

기사승인 2025-11-07 06:00:07 업데이트 2025-11-07 11:18:08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쿠키뉴스 자료사진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12·3 비상계엄 사태’ 당시 행적을 두고, 더불어민주당과 전면전을 벌이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은 당시 원내대표인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만 지키면서 내란공세 차단에 돌입했다. 정치권에서는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한 전 대표의 관계가 좋지 않아 행보가 엇갈렸다는 분석을 내놨다.

한 전 대표는 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에게 계엄에 대한 입장을 밝히라고 압박했다. 그는 “재판재개에 대한 플랜 B가 계엄이냐”며 “민주당 의원들은 인신공격은 하면서 이 대통령이 계엄을 하면 막겠다는 말을 왜 못하냐”고 반문했다.

전날에는 민주당이 주장한 비상계엄 행적을 전면 반박했다. 한 전 대표는 “민주당은 할 말이 없을 때마다 계엄 당시 저를 구했다는 거짓말을 한다”며 “당시 여당 대표인 제가 계엄을 막는 데 앞장섰기 때문에 정치인이 체포되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비상계엄 때 구해야 했던 사람은 숲에 숨은 이재명 대통령”이라며 “야당 단독으로 계엄을 해제하려고 했으면 계엄군이 적극 움직여 이를 무산했을 가능성이 크다. 윤석열 전 대통령도 승복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비상계엄과 관련해 한 전 대표를 맹공하고 있다.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전날 YTN 라디오 김준우의 뉴스정면승부에 출연해 ‘이 대통령 재판재계 계엄 주장’에 관해 “잊히기 싫어서 발버둥치는 것이다. 우리 당은 비상계엄을 국민과 극복한 후 ‘국민주권정부’를 탄생시켰다”며 “내란을 저지른 정권과 동일 선상에서 비교하는 게 굉장히 불쾌하고 잘못된 얘기”라고 비판했다.

이어 “계엄 해제 표결에 동참한 국민의힘 의원들에 대해 존중한다. 그 용기를 대단하다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한 전 대표는 여당 대표로서 계엄을 막지 못한 것에 관해 정치적 책임을 추궁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김 의원은 민주당에서 비상계엄 당시 한 전 대표를 보호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지난달 2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국정감사에서 “한 전 대표에게 전화해 빨리 본회의장으로 들어와 표결하자고 설득했다”며 “겁먹어서 본회의장에 제대로 들어오지 못하는 것을 경위가 들어오게 했다”고 말했다.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왼쪽부터)와 국민의힘 중앙당사. 쿠키뉴스 자료사진

국민의힘은 추 의원 구속영장 청구를 내란몰이라며 반발했지만, 한 전 대표에 대한 발언은 없었다. 장동혁 대표는 지난 4일 의원총회에서 “3대 특검은 생명이 다했다. 특검은 지난 9월 직권남용과 권리행사 방해로 추 의원에게 영장을 청구하더니 3일 브리핑에서는 그 내용이 전부 빠졌다”며 “무엇을 공모하고 동조한거냐”고 반문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도 “8개의 사건, 12개의 혐의, 5개의 재판 피의자인 이 대통령이 국회에서 시정연설을 한다. 정권의 충견인 조은석 특검(내란 특검)은 추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며 “공모가 없었는데 어떻게 내란중요임무종사자냐. 야당을 위헌세력·내란정당으로 몰아서 해산시키겠다는 거 아니냐”고 소리 높였다.

김철현 경일대 특임교수 겸 정치평론가는 이날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한 전 대표가 비상계엄에서 자유로운 정치인 중 하나다. 민주당이 주도하는 ‘내란정당’ 문제에서 가장 거슬릴 수밖에 없다”며 “내란정당으로 만들기 어렵다면 야당 중진들을 공격해 힘을 빼놓으려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장 대표와 한 전 대표의 관계가 좋지 않다 보니 민주당과 싸움에서 서로 시너지가 나지 않는다. 힘을 모아서 맞서야 하는데 그것도 힘든 상황”이라며 “이 때문에 추 의원과 한 전 대표에 대한 당의 입장이 다른 것”이라고 전했다.

임현범 기자
limhb90@kukinews.com
임현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