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대출의 벽…주담대 금리, 2년 만에 6%대

높은 대출의 벽…주담대 금리, 2년 만에 6%대

기사승인 2025-11-16 13:58:04
쿠키뉴스 자료사진.

시장 금리 상승 여파로 은행 대출금리도 약 2년 만에 6%대로 올라섰다. 부동산 대출 규제에 더해 금리마저 오르면서 은행 대출 길이 막히는 모습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 금리(은행채 5년물 기준)는 연 3.930∼6.060%를 기록했다.

4대 은행에서 6%대 혼합형 금리는 지난 2023년 12월 이후 약 2년 만이다. 지난 8월 말(연 3.460∼5.546%)과 비교해 상단은 0.514%포인트(p), 하단은 0.470%p 높아졌다. 

이는 같은 기간 혼합형 금리의 주요 지표인 은행채 5년물 금리가 2.836%에서 3.399%로 0.563%p 오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신용대출 금리(1등급·만기 1년)도 연 3.520∼4.990%에서 3.790∼5.250%로 상단이 0.260%p, 하단이 0.270%p씩 상승했다. 같은 기간 지표 금리인 은행채 1년물 금리가 0.338%p 뛴 결과다.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기준·연 3.770∼5.768%) 역시 같은 기간 상단이 0.263%p나 올랐다. 지표금리인 코픽스는 0.01%p 높아졌지만, 부동산·가계대출 규제가 강해지면서 은행들이 인상 폭을 지표금리 이상으로 관리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0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며 개회 선언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최근 수 개월간 대출 금리가 오른 것은 한국은행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기준금리 인하 등 통화 완화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은행채 등 시장 금리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12일에는 이창용 한은 총재가 외신 인터뷰에서 “금리 인하의 규모와 시기, 방향 전환 여부까지 새로운 데이터에 달려있다”고 말하면서 서울 채권시장에서 1년물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만기의 국고채 금리가 연중 최고점을 기록했다. 이 총재의 발언이 시장에서 금리 인하 중단 또는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집값과 환율 변동성까지 확대되면서 이달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도 불투명해졌다. 이에 따라 시장금리와 연동된 대출금리 오름세와 금리 상승에 따른 가계대출 한도 축소는 연말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총부채원리금비율(DSR) 규제에 따라 산출식에 사용되는 금리 수준이 높을수록 원리금 상환 추정액은 커진다. 그만큼 최대 대출 가능액도 줄어든다.

KB국민은행은 17일부터 주택담보대출 주기·혼합형 금리를 지표 금리인 5년물 금융채 상승 폭(0.09%p)만큼 추가로 인상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이 상품들의 금리는 4.11∼5.51%로 오른다. 다른 시중 은행들도 시장금리 변동을 반영해 관련 상품 금리를 순차적으로 올릴 계획이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
최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