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훈련 영상 언론 배포하고 설 명절까지 버텨라 지시” 경호처 간부 증언

“尹, 훈련 영상 언론 배포하고 설 명절까지 버텨라 지시” 경호처 간부 증언

기사승인 2025-11-18 18:48:46 업데이트 2025-11-18 19:00:56

윤석열 전 대통령. 사진공동취재단  

윤석열 전 대통령이 2차 체포영장 집행을 앞두고 대통령경호처 직원들에게 ‘경호처 훈련 영상을 언론에 배포하라’고 지시했다는 법정 증언이 공개됐다. 또 설 명절까지만 버티면 상황이 전부 해결될 것이란 취지의 언급도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백대현 부장판사)는 18일 윤 전 대통령의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 속행 공판을 열고 김모 전 대통령경호처 정보부장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이날 재판에서는 윤 전 대통령이 지난 1월 15일 공수처 등 2차 체포영장 집행 직전 경호처 직원들과 가진 오찬에서 한 발언들이 공개됐다.

내란 특별검사팀이 공개한 김 전 부장의 특검 진술조서에는 윤 전 대통령이 “경찰들은 경호처에 비해서 총도 잘 못 쏘고, 총기를 잘 못 다루고 전문성이 떨어진다”면서 총기 소지를 보여주라고 지시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윤 전 대통령은 “체포영장은 불법 영장이기 때문에 경호처 직원들이 영장 집행을 막더라도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다”라며 “나에 대한 지지율이 조금씩 올라가고 있기 때문에 설 명절까지만 잘 버틴다면 전부 해결될 것”이라는 취지의 언급도 했다.

아울러 윤 전 대통령은 자신에 대한 공수처의 수사권 문제, 관할권이 없는 서울서부지법의 영장 발부 문제 등을 언급하며 전부 불법 영장이라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나중에 다 기각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김 전 부장은 “윤 전 대통령이 ‘(공수처가) 밀고 들어오면 아작난다고 느끼게 위력 순찰을 하라’고 지시한 것을 들었느냐”는 특검팀의 질문에는 “‘아작난다’는 표현은 정확히 기억이 안 난다”라고 말했으나 그런 취지의 발언이었다고 답했다.

이어 “(공수처가) 들어오면 위협사격을 하라는 말을 들었느냐”라고 묻자 “위협사격이 필요하지 않겠느냐는 취지로 이야기했다”고 했다.

김 전 부장은 경호처 직원들이 체포영장 집행을 저지하기 위해 비상근무를 하는 상황을 알고 있었을 것 같다는 증언도 했다.

그는 “정확한 것은 모르겠는데 (영부인이) 과일을 내려주시고 고생한다고 했다”라며 “그걸 보고 (윤 전 대통령 부부가)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시 윤 전 대통령 변호인단이 경호처 직원들에게 “너희들이 하는 일련의 과정들은 다 정당한 행위이고, 법 집행 행위”라며 “우리가 변호해줄 수 있다”는 언급도 있었다고 증언했다.

이날 법정에 출석한 윤 전 대통령은 경호처 간부의 증언에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은 재판부에 피고인의 몸 상태가 안 좋다는 이유로 이석을 요청했고 재판부는 이를 허가했다.

윤 전 대통령은 오후 2시 46분쯤 서류봉투를 챙겨 들고 교도관들과 함께 퇴정했다.
정우진 기자
jwj3937@kukinews.com
정우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