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자물가가 반도체 수요 강세 영향으로 두 달 연속 상승했다.
2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0월 생산자물가지수는 120.82(2020년 수준 100)로 전월보다 0.2% 올랐다. 지난 9월(0.4%)에 이어 두 달 연속 오름세다. 전년 동월 대비로 보면 1.5% 올라 올해 2월(1.5%)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뛰었다.
생산자물가는 생산자가 시장에 공급하는 상품과 서비스 등의 가격 변동을 나타내는 수치다. 품목마다 통상 1~3개월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된다.
‘밥상물가’인 농산물(-5.5%)과 축산물(-5.4%)이 나란히 하락하면서 농림수산품 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4.2% 내렸다. 반면 공산품 물가는 0.5% 상승했다. 반도체를 비롯한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3.9%)가 뛰었다. 1차 금속제품(1.3%)도 올랐다.
세부 품목 중에는 플래시메모리(41.2%), 디램(28.1%), 물오징어(18.5%), 금괴(13.3%), 관광숙박시설(12.1%), 위탁매매수수료(11.3%) 등이 상승했다. 시금치(-47.5%), 배추(-26.1%), 돼지고기(-14.2%), 산업용도시가스(-5.4%), 경유(-4.9%) 등은 내렸다.
이문희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컴퓨터·전자및광학기기, 금융및보험서비스 등이 올라 생산자물가가 전월 대비 상승했다”며 “특히 컴퓨터·전자및광학기기의 상승 폭이 컸는데, 최근 메모리반도체 수요 강세가 이어지면서 반도체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른데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전력·가스·수도및폐기물은 0.6% 하락했다. 산업용도시가스(-5.4%), 폐기물수집운반처리(-1.6%) 등이 내린 영향이다. 서비스는 전월대비 0.5% 올랐다. 금융및보험서비스(2.9%), 음식점및숙박서비스(0.5%) 등이 상승한 결과다.
수입품까지 포함해 가격 변동을 측정한 국내 공급물가지수는 9월보다 0.9% 상승했다. 원재료(1.5%)와 중간재(1.0%), 최종재(0.3%) 모두 올랐다. 지난해 4월(1.0%) 이후 1년6개월 만에 상승 폭이 제일 컸다.
국내 출하에 수출품까지 더한 총산출물가는 1.1% 뛰었다. 지난해 4월(1.2%) 이후 1년 6개월 만에 최고치다. 총산출물가지수는 국내생산품의 전반적인 가격변동을 파악하기 위해 국내출하 외에 수출을 포함하는 총산출 기준으로 상품 및 서비스의 가격변동을 측정한 지수를 의미한다.
이 팀장은 “10월 국내공급물가와 총산출물가 상승은 최근의 반도체 가격 상승 뿐 아니라 환율 상승의 영향도 일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