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들이 청년의 아픔을 안다는데 싸우기만 하고 대책은 없잖아요”
2030 청년들의 정치에 대한 무관심이 일자리 불안과 경제난이 이어지며 분노로 변해가고 있다. 여야는 정쟁에 파묻혀 청년 문제의 핵심인 일자리 쇼크와 부동산 위기 등을 해결하지 못했다. 청년들은 정치권의 출구 없는 무차별 투쟁을 두고 비판을 쏟아냈다.
24일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2분기 임금근로 일자리 중 2030 청년 신규채용은 240만8000개로 지난해 같은 분기에 비해 11만6000개 감소했다. 신규채용 규모는 △2022년 279만3000개 △2023년 272만5000개 △2024년 252만4000개로 매해 줄었다.
일자리 감소가 심화하면서 청년층의 생활도 위협받고 있다. 서울 강북구에 거주하는 20대 남성 A씨는 취업 준비에 따른 어려움에 대해 호소했다. 그는 “열심히 공부하고 수도권 4년제 대학을 나왔지만 취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자신감이 떨어졌다”며 “정부와 정치권에서 일자리를 늘렸다고 하지만 체감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치인들이 말로는 청년 세대의 아픔을 공감한다고 하지만, 실질적인 대안은 없다”며 “매일 싸운다는 소식을 들으면 화가 난다”고 했다.
서울 동작구 노량진에 거주하는 30대 중반 남성 B씨는 결혼·부동산 문제를 말하면서 정치권의 무기력함을 비판했다. 그는 “국회의원들은 자기 집이 있어서 위기를 못 느끼는 것 같다. 결혼을 앞두고, 신혼집을 구하려는데 막막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혼자 산다면 원룸도 상관없지만, 배우자가 생기면 이 좁은 곳에서 살 수 없다”며 “국가에서 아이 낳기를 장려하면서 정작 키울 곳에는 관심이 없는 것 같다. 이 상태라면 출근까지 2시간이 넘는 거리에 신혼집을 구해야 한다”고 전했다.
광주 광산구 소촌동에 거주하는 30대 여성 C씨는 정치권의 정쟁에 대해 의문을 표했다. 그는 “매 선거 때마다 청년을 위한 구호를 외치지만 바뀐 게 없다. 급할 때만 청년이고, 끝나고 나면 모르는 사람이 되는 것 같다”며 “광주만 해도 주요 밀집지역의 아파트는 10억을 넘는 경우가 많다”고 짚었다.
또 “(비상) 계엄 이후 청년에 관한 관심은 더 떨어진 것 같다. 미래를 준비해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엄두가 나지 않는다”며 “부모님 세대와는 다르게 단순한 노력만으로 생활의 기반을 마련하는 게 불가능한 시대”라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여당의 공약인 ‘정년 연장’도 청년 일자리 문제와 맞물려 있다. 국회에 발의된 고용 연장 관련 법안은 12개로 정년을 연장하거나 재고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정년 연장 정책이 신규 일자리 창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됐다.
청년 일자리는 감소한 가운데 비정규직 노동자는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전체 청년 근로자 811만명 중 31.7%(257만명)가 비정규직 노동자로 2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 때문에 정년 연장에 대한 균형 있는 정책과 입법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22대 국회는 막말과 몸싸움 논란이 번지며 청년 정책 등을 뒷전으로 미뤘다. 여야는 올해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와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서로에게 “한주먹거리도 안 된다” 등의 발언을 하면서 각을 세웠다. 지난 15일에 열린 본회의에서도 싸우자는 말을 해 빈축을 샀다.
여야는 청년 정책·입법 필요성에 공감했지만, 상대 당을 향한 날 선 비판을 멈추지 않았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날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정년 연장 이슈를 비롯해 일자리 감소 등 청년들에게 암울한 상황이 지속하고 있다”며 “단순히 청년들의 일자리를 만드는 문제가 아니라 산업 자체의 개편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대장동 항소 포기 문제로 토론한다는데 한가해 보인다”며 “토론할 생각이 있다면 정년 연장과 청년 일자리를 주제로 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국민의힘 관계자도 민주당의 행보를 비판했다. 그는 “비상계엄 사태 이후 정치권이 정면대결 구도로 진입했다. 정쟁이 극심해지면서 청년 정책과 입법이 유례없이 줄어들었다”며 “지금은 야당에 대한 공세를 퍼부을 때가 아니다. 정부·여당 차원의 청년 지원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김철현 경일대 특임교수 겸 정치평론가는 양당의 정책 부족을 질타했다. 그는 “여당의 주요 메시지는 ‘내란’에 집중됐다. 경제·청년에 대한 의제는 부족한 상황”이라며 “국민의힘도 정치 투쟁에만 몰입하고, 정책 투쟁을 하지 않아서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질타했다.
아울러 “인공지능(AI)과 정년연장 등의 변화가 기업의 신규채용을 줄일 가능성이 크다. 기업의 고용 총량은 정해져있다”며 “청년 일자리에 문제가 생기면 자연스레 부동산에도 영향을 준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