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넘기면 각자도생 각오”… 김정관 장관, 여수 석유화학 업계에 ‘최후통첩’

“12월 넘기면 각자도생 각오”… 김정관 장관, 여수 석유화학 업계에 ‘최후통첩’

기사승인 2025-11-26 12:36:16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난 9월 19일 울산 남구 석유화학산업단지 내 에쓰오일 샤힌 프로젝트 건설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정부가 불황의 늪에 빠진 석유화학 업계에 강력한 구조조정 드라이브를 걸었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국내 최대 석유화학 집적지인 여수 국가산업단지를 찾아 “12월 말까지 사업재편 계획서를 제출하지 못하는 기업은 정부 지원에서 배제될 것”이라며 사실상 ‘최후통첩’을 보냈다.

26일 산업통상자원부는 여수 산단에서 ‘여수 석유화학기업 사업재편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간담회는 지난 9월 울산 간담회에 이어, 정부가 제시한 사업재편 로드맵 시한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옴에 따라 기업들의 결단을 촉구하기 위해 마련됐다.

김 장관은 이 자리에서 “대산이 사업재편의 포문(gate)을 열었다면, 여수는 사업재편의 운명(fate)을 좌우할 것”이라며 여수 산단 기업들의 적극적 참여를 강조했다. 특히 그는 “지난 8월 발표한 계획서 제출 기한(12월 말)을 연장할 계획은 없다”며 “시한을 넘긴 기업은 향후 대내외 위기에 대해 ‘각자도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현재  △설비 축소 및 고부가가치화  △재무 건전성 확보  △지역경제·고용 영향 최소화라는 3대 방향 아래 석유화학 산업의 구조개편을 추진 중이다. 연말까지 계획서를 제출한 기업에 대해서는 심의를 거쳐 승인 시점에 금융·세제 등 종합 패키지 지원방안을 함께 발표할 계획이다.

김 장관은 이날 LG화학 여수공장을 방문해 현장 점검도 진행했다. 그는 “LG화학은 R&D 투자 선도기업”이라고 평가하며 “이번 재편을 통해 기존 설비를 합리화하고, 글로벌 고부가 스페셜티 기업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해 달라”고 주문했다. 아울러 협력업체 직원을 포함한 철저한 안전관리도 당부했다.

이어 열린 오후 간담회에서는 석유화학 및 철강 유관 기업들이 참석해 지역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한 애로사항을 쏟아냈다.

기업들은 특히 최근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에 따른 원가 부담을 호소하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에 김 장관은 “전기요금 인상이 기업에 주는 부담을 엄중히 인식하고 있다”며 “향후 요금 조정 시 산업 경쟁력에 미치는 영향이 충분히 고려되도록 전력당국과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업계가 요구한 석유화학 특별법의 조속한 시행에 대해서는 “지난 21일 상임위를 통과한 만큼 내년 1분기 시행을 목표로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도 정부는 대미 투자 비자 발급 지원 데스크 운영, 수출금융 지원 상품 등을 통해 기업들을 뒷받침하겠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석유화학·철강 불황이 지역 경제에 미치는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여수, 서산, 포항 등을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여수 5.1, 서산 8.28, 포항8.28, 광양 11.20)’ 및 ‘고용위기 선제대응지역(여수 8.19, 서산・포항 11.18)’으로 지정한 상태다. 김 장관은 “앞으로 지역이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성장의 축을 세울 수 있도록 5극3특 권역별 성장엔진을 선정하고 지원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향후 정부는 석유화학기업들이 사업재편계획서를 제출함에 따라 심의 절차를 신속히 착수할 계획이며, ‘화학산업 R&D 투자 로드맵’을 통해 사업재편 이행 기업에 우선 지원할 예정이다.
이수민 기자
breathming@kukinews.com
이수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