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부동산 자산운용사인 이지스자산운용 인수전이 막판까지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원매자들이 1조원 안팎의 금액을 써낸 것으로 전해지면서 인수 향방에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사실상 한화생명과 흥국생명의 ‘2파전’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지만, 막판에 새로운 후보가 부상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는 평가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1일 마감된 이지스자산운용 우선매각대상자 본입찰에는 한화생명과 흥국생명, 글로벌 사모펀드(PEF)인 힐하우스인베스트먼트가 이름을 올렸다.흥국생명은 이번 본입찰에서 가장 높은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생명과의 경쟁 구도를 고려해 예비입찰 당시보다 금액을 더 높여 약 1조원 수준의 베팅에 나선 것으로 전해진다. 한화생명 또한 예비입찰 단계부터 1조원 안팎을 써낼 정도로 강한 인수 의지를 보여왔다.
매도 측은 조만간 우선협상대상자와 차순위 협상대상자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다음달 말께 최종 인수자를 확정한 뒤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거쳐 내년 3월경 거래를 마무리하는 일정이 유력하다.
이번 매각은 최대주주 손화자 씨(12.4%)를 비롯해 재무적 투자자(FI), 대신금융그룹, 조갑주 전 신사업추진단장 측 지분 등 최대 98.8%가 대상이다. 사실상 회사를 통째로 넘기는 ‘전면 매각’에 해당한다.
한화그룹과 태광그룹은 모두 대체투자 및 리츠(REITs) 운용 역량 강화 차원에서 이지스운용 인수에 전략적 의미를 두고 있다. 한화는 한화자산운용을 중심으로 부동산·인프라 투자 플랫폼을 확대하고 있으며, 시너지 창출이 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흥국생명도 흥국자산운용과 연계해 리츠·부동산 투자 역량을 강화하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현재 이지스운용은 공모·사모펀드와 리츠(REITs)를 중심으로 약 40조원대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9월 말 기준 부동산 관련 수탁자산은 27조원, 시장점유율은 14.6%로 업계 최고 수준이다.
다만 고금리·부동산 경기 둔화·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불안 등은 잠재적 부담으로 지목된다. 실사 과정에서도 펀드 손실 규모와 우발채무가 당초 예상보다 크다는 평가가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일각에서는 당초 뜨거웠던 인수 열기가 점차 식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예비입찰에서 1조원대 참여 의지를 보였던 한화생명 역시 과도한 가격 경쟁에는 신중할 것이란 관측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