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세·교육세 정부안대로 간다…금융권 시름

법인세·교육세 정부안대로 간다…금융권 시름

기사승인 2025-12-01 17:28:01
그래픽=한지영 디자이너

여야의 ‘법인세·교육세’ 합의가 불발되면서 두 법안이 정부 원안 그대로 본회의에 자동 상정될 전망이다. 금융권은 늘어난 세부담이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1일 정치·금융권에 따르면 여야는 법인세를 전 구간 1%포인트(p) 올리고, 교육세를 0.5%p 인상하는 방안을 두고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앞서 여야는 전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와 전체회의를 잇달아 열고 예산부수법안을 의결했다. 다만 법인세·교육세 인상안은 여야 합의 결렬로 기재위 조세소위 단계에서 안건으로 상정되지 않았다. 기재위 조세소위에서 두 법안이 합의되지 않자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28일에 이어 이날 오전까지 협상했으나 합의하지 못했다.

정부는 전임 정부에서 인하된 법인세를 과표구간별로 1%p씩 다시 높이는 세제개편안을 제출했다. 윤석열 정부 이전의 세법개정안으로 원상 복구시키겠다는 의지다. 관련 세제개편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법인세는 과세표준별 △0~2억원 10% △2억~200억원 20% △200억~3000억원 22% △3000억원 초과 25% 등으로 세율이 상승한다. 반면 국민의힘은 소규모 또는 중규모 기업이 해당하는 하위 2개(2억원 이하, 2억원 초과~200억원 이하) 구간은 현행대로 유지해 법인세를 올리지 말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교육세율을 놓고도 여야는 대립했다. 교육세는 교육 시설 확충과 교원 처우 개선 목적으로 걷는 세금이다. 정부·여당은 수익금액의 1조원 이하에 대해서는 현행과 같은 0.5%, 1조원 초과에 대해서는 1.0%로 과세하는 누진 구조를 추진하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교육세율을 현재보다 낮추는 방안을 제시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세수 부족을 이유로 정부안대로 추진해야 한다고 본다. 국민의힘은 법인세와 관련해 중소·영세기업의 부담 경감을 이유로 과표 하위구간 적용 제외를 주장하고 있다. 교육세에 대해서는 “교육 목적세 취지에도 맞지 않고, 금융소비자에게 비용을 전가할 수 있다”며 반대한다. 

여야 협상 결렬에 따라 정부안이 본회의에 자동 상정됐다. 정부안에 따르면 법인세율은 전 구간 1%p 인상된 10~25%로 상향된다. 교육세율은 금융·보험사의 수익 1조원 초과분에 대해 1.0%로 명시했다. 

금융권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현재 금융권이 부담하는 교육세 규모는 연 2조원 수준인데, 내년부터 약 1조3000억원이 추가로 부과될 것으로 보인다. 수익규모가 상대적으로 더 큰 시중은행은 연간 1000억~2000억원대 추가 세금지출이 예상된다. 상상인증권의 분석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의 교육세는 기존보다 6011억원, 법인세는 2740억원 더 증가할 전망이다.

자본 건전성을 향한 우려도 크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CET1(보통주자본비율) 관리 부담이 커져 주주환원 정책에도 악영향이 생길 수 있다”며 “정책적 역할을 외면할 수는 없지만, 수익성과 건전성 사이에서 고민이 커지는 것은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세율 인상이 예금자·대출자에게 전가돼 소비자 부담이 커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통상 대출금리는 대출 기준금리(지표금리)에 각종 원가 요소·마진을 반영한 가산금리를 더한 뒤, 우대금리를 빼서 최종 산출한다. 가산금리는 은행이 자율적으로 책정하는 금리로, 교육세 등 각종 법적비용이 포함돼 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세금이 늘어나면 수익을 유지하기 위한 비용 조정이 불가피하다”며 “대출금리 인상, 예금금리 인하, 수수료 조정 등 어떤 경로든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도 “교육세율 인상이 가산금리에 반영되면, 기준금리가 그대로여도 대출금리는 오를 수 있다”며 “법적비용이 제외되더라도 다른 방식으로 부담이 전가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
최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