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장 “사후노력 참작”…은행권 ELS 과징금 폭탄 피할까

금감원장 “사후노력 참작”…은행권 ELS 과징금 폭탄 피할까

기사승인 2025-12-02 11:02:42
그래픽=한지영 디자이너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 판매 사태로 2조원대 과징금이 통보되자 은행권 건전성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사후 구제 노력을 충분히 참작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면서, 과징금 감경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2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이 원장은 전날 첫 기자간담회에서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판매은행 5곳에 역대 최대 규모 과징금 등을 사전 통지한 것과 관련해 “소비자보호 관점에서 금융당국 입장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리딩 케이스(대표 사례)”라면서 “사고를 사전 예방하지 못한 부분은 엄정히 보되, 사후구제 노력은 제재 수위에서 균형 있게 반영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이 원장은 “과징금 부과로 위험가중자산(RWA)이 늘어나 생산적 금융에 지장이 갈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며 “금융위와 적극 협의해 어려움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과징금이 확정될 때까지 RWA에 반영하지 않는 방안 등 모험자본 공급과 생산적 금융 추진에 장애가 되지 않는 방법을 논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달 28일 KB국민·신한·NH농협·하나·SC제일은행 등 5곳에 약 2조원 규모의 과징금·과태료를 사전 통보했다. 2021년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 제정 이후 역대 최대 규모의 과징금이다.

은행권이 판매한 홍콩 ELS 규모는 총 16조3000억원에 달한다. 은행별로는 KB국민은행 8조1972억원, 신한은행 2조3701억원, 농협은행 2조1310억원, 하나은행 2조1183억원, SC제일은행 1조2472억원, 우리은행 413억원 등이다. 우리은행도 판매사지만, 규모가 가장 작아 사전통지 대상에서는 제외됐다. 

당초 과징금 규모가 수천억원대 수준으로 전망됐지만, 예상을 뛰어넘는 조 단위 과징금이 통보되자 은행권의 긴장감은 한층 높아진 상황이다. 과징금이 확정되면 은행의 위험가중자산(RWA) 부담이 커지게 된다. 현행 자본 규제상 과징금을 부과받은 은행은 그 금액의 600%를 리스크로 인식해 10년간 RWA에 반영해야 한다. RWA가 증가하면 보통주자본비율(CET1) 하락 대출 여력 축소 등으로 이어진다. 이에 금융권에서는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생산적 금융’ 전환에 차질을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금감원은 오는 18일 제재심에 해당 안건을 올려 본격 제재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제재절차는 사전 통보→제재심 개최→대심제 운영→제재 수위 결정→최종 제재 통보 순으로 이뤄진다. 향후 제재심 과정에서 금액이 낮아지거나, 자율배상 등을 참작해 금융위 의결 과정에서 수천억 단위로 금액이 대폭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현행법상 과징금의 최대 75%까지 감면이 가능하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정해진 절차에 따라 충실히 소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
최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