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발 모두 맡겼다…캐딜락 에스컬레이드 IQ ‘슈퍼크루즈’ 성능은 [시승기] 

손·발 모두 맡겼다…캐딜락 에스컬레이드 IQ ‘슈퍼크루즈’ 성능은 [시승기]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IQ에 GM 슈퍼크루즈 기능 첫 탑재 
핸즈프리 운전자 주행 보조·핸즈온 차선 중앙 보조·자동 차선 변경까지
美 누적 운행거리 8억7700만km 동안 사망 사고 없어 

기사승인 2025-12-02 14:11:58 업데이트 2025-12-02 22:37:13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IQ'에 탑재된 슈퍼크루즈 기능. 김수지 기자  

제네럴 모터스(GM)가 캐딜락의 플래그십 SUV ‘에스컬레이드 IQ'에 자율주행 보조 시스템 ’슈퍼크루즈((Super Cruise)’를 처음 탑재했다. 한국은 북미·중국에 이어 세 번째로 해당 기능이 도입된 시장이다. 직접 차량에 탑승해 슈퍼크루즈 기능을 체험해 봤다. 

2일 열린 ‘에스컬레이드 IQ’ 미디어 시승 행사에서 GM의 슈퍼크루즈 기능을 이용해 봤다. 경기도 고양에서 경기도 파주까지 약 60km 구간을 달리며 기능을 확인했다. 슈퍼크루즈 기능은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IQ에 최초 적용됐으며, 향후 GM의 다른 브랜드로의 적용 가능성도 검토하고 있다. 

슈퍼크루즈 기능을 켜는 법은 간단하다. 휠 스티어링에 있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버튼을 누른 후 왼쪽 상단에 있는 슈퍼크루즈 버튼을 누르면 된다. 슈퍼크루즈 지원 가능 도로에 진입하면 이에 맞춰 핸즈프리 아이콘이 흰색으로 표시된다. 핸즈프리 아이콘이 뜨고, 스티어링 휠의 라이트 바가 녹색으로 전환되면 운전자는 손을 떼고 주행할 수 있다. 해제는 슈퍼크루즈 버튼을 다시 누르거나 브레이크를 밟으면 된다. 

전방주시만 하면 운전 끝, 손과 발을 모두 떼도 OK
슈퍼크루즈 기능 중 하나인 자동 차선 변경. 방향 지시등을 가볍게 원하는 쪽으로 눌러주면 자동으로 차선을 변경해 준다. 차가 직접 도로 상황을 보고 변경해 주기도 한다. 김수지 기자 

슈퍼크루즈 기능을 켜자, 스티어링 휠 위 녹색 조명이 점등됐다. 차선 변경도 도로 상황에 맞춰 자체적으로 판단해 움직인다. 차선 변경이 자동으로 이뤄질 때는 방향 지시등에 맞춰 왼쪽, 오른쪽 좌석 한쪽만 진동이 울려 어느 방향으로 움직일지 즉각적으로 인지할 수 있었다. 차량이 스스로 차선을 옮기려 할 때 운전자가 핸들을 잡으면 ‘취소됨’이라는 문구가 뜨며 움직이지 않는다. 차선 변경은 주변 차량의 속도와 간격을 인식한 뒤 약 10초 내에 부드럽게 이뤄졌다. 시스템은 1차선(추월 차선) 쪽으로 우선 이동하는 알고리즘을 갖췄다.

브레이크 제어도 인상적이었다. 슈퍼크루즈 속도를 설정해 두면 차량이 스스로 가감속을 조절하는데, 제동이 걸리는 순간조차 체감이 어려울 만큼 부드러운 제동력을 보여줬다. 주행 중 앞차와의 거리나 도로 공사 구간을 실시간으로 인식해 속도와 간격을 조정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물론 자율주행 2단계 수준의 기술이니만큼 완벽하지는 않았다. 시속 80㎞로 커브 구간을 돌던 중 슈퍼크루즈가 갑자기 해제됐지만 별도의 경고음이나 알림이 울리지 않아 순간 휠을 급히 잡아야 했다. 시스템이 도로 인식이 불완전한 구간 혹은 갓길이 나오는 구간에서는 작동을 중단하기 때문에 운전자는 항상 전방 주시를 유지해야 한다.

슈퍼크루즈 기능 작동이 불가능한 도로면 '직접 운전하세요'라는 멘트와 함께 시트에 진동이 울린다. 김수지 기자  

GM은 슈퍼크루즈를 ‘Eyes On(전방주시형)’ 방식으로 설계했다. 운전자가 전방을 계속 바라보는 조건에서만 완전 핸즈프리 주행이 가능하다. 운전자 모니터링 시스템(DMS)은 10초 이상 시선을 돌리면 경고음과 함께 스티어링 휠에 적색등을 점등시키고, 경고가 3회 누적되면 슈퍼크루즈가 자동 해제돼 차량이 서서히 정지한다. 좌석 진동도 동시에 울려 즉각적인 주의 환기를 유도한다.

만약 운전자가 전방 도로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있다 감지하면, 스티어링 휠 상단의 라이트 바가 초록색으로 깜빡이며 집중하라는 경고를 보낸다. 그래도 집중하지 않으면 라이트 바가 빨간색으로 바뀌며 수동 조향을 요구하는 경고를 보낸다. 이때 경고음이 울리거나 세이프티 알림 시트가 진동한다. 두 번의 경고에도 집중하지 않는다면 세 번째 경고 알람이 가고, 차량은 차선 내에서 감속한 뒤 완전 정지하며 슈퍼크루즈는 해제된다. 

누적 주행 거리 8억7700만km 동안 사망 사고 한 건 없어 
슈퍼크루즈의 주요 기능을 설명하는 GM 관계자. 김수지 기자 

북미 지역에서는 누적 주행거리 8억7700만km(지구-달 왕복 1141회)에 달하며, 단 한 건의 사망 사고도 없었다. 이번 한국형 슈퍼크루즈는 약 2만3000km 구간의 고속도로 및 주요 간선도로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라이다(LiDAR) 기반 고정밀(HD) 지도를 새로 구축했다. 버스전용차로, 공사 구간, 도로 곡률까지 반영됐으며, 카메라·레이더·GPS 데이터를 융합해 다양한 도로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주행을 지원한다.

30분가량 주행했지만, 슈퍼크루즈 기능 덕분에 운전이 ‘피곤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차가 알아서 가속과 감속, 차선 변경까지 매끄럽게 수행하면서도 불안감이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차가 스스로 판단해 움직이는 순간마다 동승자와 기자 모두 감탄을 멈추지 못했다. 

GM은 향후 OTA(무선 업데이트)를 통해 지도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최신화하고, 향후 캐딜락 외 브랜드로의 확대 적용도 검토 중이다.

김수지 기자
sage@kukinews.com
김수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