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유율 7%의 반격’…중견 완성차 3사, ‘신차‧전동화’ 공세로 돌파구 찾을까

‘점유율 7%의 반격’…중견 완성차 3사, ‘신차‧전동화’ 공세로 돌파구 찾을까

11월 중견 3사 내수 점유율 7.5%
2016년 24.4%에서 3분의 1 급락
‘신차 부재·전동화 대응 지연’ 원인
최근 포트폴리오 재편 움직임 본격

기사승인 2025-12-03 06:00:11 업데이트 2025-12-03 07:50:39
국내 중견 완성차 3사가 최근 신차 출시와 전동화 전략을 앞세워 내수 반등에 사활을 걸고 있다. 

국내 자동차 내수 시장에서 한 자릿수 점유율에 갇힌 중견 완성차 3사가 최근 신차 출시와 전동화 전략을 앞세워 내수 반등에 사활을 걸고 있다. 시장 내 독주 체제를 형성한 현대차·기아의 거센 공세 속에서 중견 3사가 존재감을 되찾기 위한 전략적 승부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이들 3사의 11월 합산 내수 점유율은 7.5%에 그쳤다. 지난달 르노코리아는 3575대를 판매해 전년 동월 대비 51% 감소했고, 한국GM은 973대(전년 대비 –46.6%)로, 월 판매량이 1000대 선 밑으로 떨어졌다. KGM은 3121대를 판매하며, 전년 동월 대비 1.4% 감소했다. 

과거 내수 시장에서 이들 기업이 뚜렷한 존재감을 보였던 시기도 있다. 2016년에는 전체 내수의 24.4%를 점유했으며, 각각 연간 10만대 이상의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후 실적은 줄곧 하락세를 걸었고, 2023년 처음으로 점유율이 한 자릿수(8.3%)로 떨어졌다. 사실상 내수 시장에서의 영향력이 상당 부분 약해진 셈이다. 

반면 현대차·기아는 하이브리드·전기차 라인업을 적극 확장하고, 지속적으로 신차를 출시하며 내수 시장의 절대적 우위를 유지 중이다. 지난달 내수 점유율은 92.5%로, 10대 중 9대 이상이 현대차·기아 차량인 셈이다. 시장 수요가 하이브리드와 전기차로 빠르게 이동한 점도 현대차·기아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업계에서는 중견 3사의 내수 부진 원인으로 신차 부재와 전동화 대응 지연을 가장 먼저 꼽는다. 과거 몇 년간 출시된 신차가 적었고, 전기차·하이브리드 중심으로 재편되는 시장 변화에서 경쟁력 있는 모델을 적시에 내놓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기아의 독주 속에서 중견 3사가 시장 내 입지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신차 출시와 전동화 라인업 다변화 등 포트폴리오 재편 전략이 필요한데, 최근 몇 년 동안 관련 움직임이 보이지 않았다”며 “내수 시장 회복을 위해서는 기업별 차별화된 전략적 승부수가 반드시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최근 중견 3사는 반등을 위한 전략 카드를 잇달아 꺼내 들고 있다. 르노코리아는 연구·생산 체계 재편과 함께 전동화 모델 투입을 공식화했다. 부산공장을 중심으로 전동화 생산 능력을 확대하고, 내년 1분기 차세대 신차 ‘오로라2’를 포함해 매년 최소 1종 이상의 신차를 출시하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이전에 매각한 기흥연구소를 통해 확보한 자금을 연구개발(R&D) 설비 투자와 신차 개발에 투입하며, 개발 인력을 부산 에코클러스터로 이전해 개발 효율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KGM은 전기 픽업 ‘무쏘 EV’와 하이브리드 ‘토레스 HEV’를 중심으로 전동화 모델 확대에 나섰다. 내년 무쏘 스포츠의 후속 ‘Q300’과 중대형 SUV ‘SE10’을 출시해 픽업·SUV 시장에서 존재감을 과시하겠다는 계획이다. 한국 GM은 최근 프리미엄 전기 SUV인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IQ를 국내에 정식 출시하며 전동화 전략을 본격화했다. 국내 최초로 GM의 핸즈프리 주행 시스템인 슈퍼크루즈를 탑재하는 등 차별화된 기술력을 국내 시장에 선보이며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단순한 신차 투입이나 전동화 확대만으로는 시장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미 현대차·기아가 국내 시장 전반에서 강력한 지배력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단발적인 모델 출시로는 즉각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이미 국내 시장에서 현대차·기아의 입지가 공고한 상황에서 단순히 신차·전동화 차량 한두 대를 내세우는 전략만으로는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며 “라인업 다양화와 서비스망 확보, 가격·품질 경쟁력, 브랜드 신뢰 회복 등 종합적인 개선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송민재 기자
vitamin@kukinews.com
송민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