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해제 표결 방해 혐의를 받는 추경호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더불어민주당이 비상식적 판결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내란몰이 정치공작이 무너졌다고 맞받았다.
서울중앙지법 이정재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9시간에 걸친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한 뒤 3일 새벽 추 전 원내대표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추 전 원내대표는 경기도 의왕 서울구치소 정문을 빠져나온 뒤 기자들과 만나 “공정한 판단을 해주신 법원에 감사드린다”며 “이재명 정권이 정치탄압, 야당탄압을 중단하고 민생을 지키고 미래를 키우는 일에 집중한다면 저도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같은 현장에 있던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추경호 의원 구속영장 기각으로 대한민국에 법치가 살아 있음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민주당은 사법부와 국민의힘을 향해 날 선 비판을 쏟아냈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즉시 서면브리핑을 통해 “민주당은 법원의 비상식적인 판결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추 의원에 대한 구속 증거는 차고도 넘친다”고 반박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지금 이 순간에도 내란중요임무종사죄 혐의에 대한 일말의 반성과 사과는 없고, 거짓과 회피로 일관하고 있다”며 “조희대 사법부는 국민의 내란청산과 헌정질서 회복에 대한 바람을 철저히 짓밟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도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내란 청산을 방해하는 제2의 사법 쿠데타”라며 “역사는 윤석열 정권과 조희대 사법부가 한통속이었다고 기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국민의힘을 향해 “추경호의 구속영장이 기각됐다고 혐의가 없어진 것은 아니다”라며 “재판을 통해 유죄가 확정된다면 국민의힘은 10번이고 100번이고 위헌정당 해산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은 추 전 원내대표의 구속영장 기각으로 민주당의 내란 프레임이 거짓으로 드러났다며 공세를 이어갔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구속영장 기각은 당연한 결정이라며 “사법부가 민주당과 이재명 정권의 내란몰이 정치공작에 제동을 건 상식적인 판단”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오늘의 영장 기각은 그 무도한 공격과 조작된 프레임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사법부의 마지막 양심이자 준엄한 경고”라며 “민주당이 내세웠던 모든 주장이 허술한 정치공작이었음을 법원이 명확히 확인해 준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범규 국민의힘 대변인은 논평에서 정 대표의 오전 최고위원회의 발언을 반박했다. 손 대변인은 “정 대표는 법원이 자신의 뜻대로 움직이지 않으니 대한민국 사법부 전체를 모욕하는 망언을 쏟아내고 있다”며 “이런 발언은 민주주의 정당 제도와 비판 세력에 대한 정치 혐오와 증오 조장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 대표를 향해 “비판 세력을 전범에 비유하는 정치를 그만둬야 하고, 정치적 보복을 위한 특검 주장도 멈추기를 바란다”며 “누구든 자기 마음에 안 들면 내란을 외치며 죄부터 만들라고 강요하는 특검 주장은 이미 국민의 공감을 잃었다”고 질책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3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12·3 비상계엄 1년을 맞아 '빛의 혁명 1주년 대국민특별성명'을 발표한 뒤 기자들과 만났다. 추 전 원내대표의 구속영장 기각과 관련한 질문에는 “제가 특별한 의견을 드리는 게 부적절한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국민께서 상식과 원칙에 따라 판단하실 것이고, 그 결과도 결국 상식과 법률에 맞춰 갈 것이라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