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수 장관, 전날 사의 표명…통일교 연루 의혹 부인
불과 일주일 전 김남국·문진석 인사청탁 논란도
사의·탈당으로 인한 공백, 李 정권에 부담 줄 우려
기사승인 2025-12-12 06:00:11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이 11일 ‘유엔해양총회’ 유치 활동을 마치고 귀국해 입장을 밝힌 뒤 인사하고 있다. 전재수 장관은 이날 사의를 표명했다. 당정대(여당·정부·대통령실) 인사들이 잇단 구설에 오르며 이재명 정부가 홍역을 치르고 있다. 특히 개혁법안 처리를 두고 여당이 국민의힘과 대립하는 시점에서 여권 출신 관계자들의 사의 표명이 계속되며 공격 빌미를 제공한다는 당원들의 우려가 나온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날 오전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에 휩싸인 민주당 4선 의원 출신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은 방미 일정을 끝내고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해 “사실무근이다. 불법적인 금품수수는 단언코 없었다”면서도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해수부와 이재명 정부가 흔들림 없이 일할 수 있도록 장관직을 내려놓는 것이 온당하다는 취지로 입장을 밝혔다. 앞서 ‘통일교 2인자’로 꼽히는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은 민중기 특검에 전 장관을 비롯한 일부 민주당 인사들에게 금품을 제공했다는 취지로 진술하면서 의혹이 불거졌다. 반면 윤 전 본부장이 함께 거론했다고 알려진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윤 전 본부장과는 10분가량 차담을 한 번 가졌다”면서도 금품 관련 사건은 “근거 없는 낭설”이라고 못박았다. 김남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연합뉴스 전 장관의 사의는 민주당 의원 출신 김남국 대통령실 디지털소통비서관의 사의에 이어 불과 일주일 후 벌어져 당원들에게 아쉬움을 남긴다. 앞서 지난 3일 김 비서관이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에게 인사 청탁 관련 문자를 받은 뒤 “훈식이형이랑 현지 누나한테 추천하겠다”고 수긍하는 답을 보낸 메신저 대화가 언론에 포착된 바 있다. 형·누나 각각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과 김현지 제1부속실장으로 추정된다. 대통령실 대변인실은 다음날 김 비서관이 대통령비서실에 사직서를 제출했으며, 사직이 수리됐다고 발표했다.
차관급 등 고위 공무원의 면직도 다수 있었다. 강형석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은 ‘부당 권한 행사’로 직권면직됐다. 이 대통령의 ‘부동산 책사’ 이상경 국토교통부 11차관은 지난 10월 부동산과 관련한 부적절한 발언으로 직을 내려놨다. ‘특정인에게 대통령실 출입 특혜’를 부여한 1급 별정직 공무원 이영호 대통령실 해양수산비서관도 면직됐다.
민주당에서는 4선 의원이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이었던 이춘석 의원(현 무소속)이 지난 8월 주식 차명거래 의혹을 받으며 민주당에서 제명되기도 했다.
이상경 전 국토교통부 제1차관. 연합뉴스 일각에서는 지속되는 당정대 인사의 사의·탈당 등에 따른 공백이 정권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평가했다.
여권 관계자는 “여야 대립으로 하나된 모습을 보여야할 때 사의가 잇따르는 게 유권자에게 좋게 비칠 순 없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를 냈다. 한 야권 관계자는 “개인의 실책으로 사의하는 것은 지극히 정상적인 절차”라면서도 “문제가 지속될 경우 이재명 정권에 부담을 줄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공석을 메우기 위한 인사조치 또한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여권 출신 인사들이 줄줄이 사의한 것에 대해서는 파장이 커질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법적 결론이 나지 않았는데 선 인사조치를 하게 될 경우 ‘(유권자는) 확실한 문제가 있어 그만 두는 것’이라고 인지하게 될 수 있다. 아직은 더 지켜봐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